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가수 정승환이 오랜 침묵을 깨고 돌아왔다.
정승환의 새 정규 앨범 ‘사랑이라 불린’은 지난 2018년 ‘그리고 봄’ 이후 7년 만에 내놓는 정규 앨범으로 10개의 이야기를 세상에 건넨다.
더블 타이틀곡 ‘앞머리’와 ‘행복은 어려워’를 비롯해 ‘그런 사랑’ ‘행성’ ‘품’ ‘여기까지’ 등으로 이어지는 트랙들은 사랑의 다양한 온도를 기록한다. 연인의 사랑이기도 하고, 가족과 친구, 혹은 스스로에게 건네는 위로이기도 하다.
타이틀곡 ‘앞머리’는 떠나간 인연의 행복을 바라는 곡으로, 후반부로 갈수록 고조되는 오케스트라와 밴드 사운드가 감정의 파도를 만든다.
정승환은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로 예스24 원더로크홀에서 정규 앨범 ‘사랑이라 불린’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7년 만의 정규앨범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 사이에 싱글이나 미니앨범은 있었다. 하지만 정규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이 또 있는 것 같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 무게감을 실감하기도 했다. 정승환의 현재 정체성이 가장 잘 담긴 앨범을 만들고자 노력을 했다. 드디어 세상에 나온 것에 대해서 설레기도 하고, 한편으로 걱정도 있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번 앨범에는 정승환의 자작곡 ‘품’과 ‘여기까지’도 수록됐다.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며 원테이크로 녹음을 마쳤다. 담백한 연주의 호흡 속에서 ‘시간을 품은 음악’의 본질을 들려준다. 앨범 전반은 장식보다 감정에 집중했다. 20대 초반의 감성에서 한층 성장한 그는, 감정의 깊이를 기술로 번역하는 법을 배웠다.
정승환은 “정규 앨범은 저라는 가수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데 너무 중요한 장치라고 생각했다. 좋은 음악의 정의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좋은 음악, 표현하고 싶었던 부분들을 응축시켜 담아보고자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 타이틀곡 ‘앞머리’의 뮤직비디오는 세대를 초월한 사랑의 서사로 완성됐다. 배우 김영옥이 주인공으로 출연해 노년의 여성으로, 정승환은 청년 남성으로 등장한다.
소년과 청년, 노년으로 이어지는 두 남녀의 이야기는 한 편의 동화처럼 전개된다. 영상의 빛과 그림자, 잔잔한 색감은 곡이 가진 정서와 절묘하게 맞물려, 한 장의 시처럼 남는다.
노랫말은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변진섭의 ‘너에게로 또다시’, 윤상 ‘이별의 그늘’ 등 수많은 명곡을 써온 작사가 박주연이 맡았다. 시대를 건너온 서정과 현대적 감성이 절묘하게 맞물리며, 정승환의 보컬은 그 위에서 묵직한 울림을 만든다. 함께 있던 시간의 행복을 뒤늦게 깨닫는 화자의 공허함이, 미묘한 숨결에 실렸다.
정승환은 “요즘 음악 시장 트렌드가 앨범을 만들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아티스트들이 앨범을 만드는 데 있어서 멈칫하게 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타이틀곡 위주로 들으시는 경향이 있다. 묻히는 경우가 많다 보니 저 또한 그런 고민과 걱정을 했다. 그럼에도 곡을 듣고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한 곡 한 곡이 소중하기 때문에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승환은 ‘사랑이라 불린’ 발매 후 오는 12월 5일부터 7일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에서 연말 콘서트 ‘2025 정승환의 안녕, 겨울’을 개최한다. khd9987@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