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노라 존스(Norah Jones)의 목소리는 시끄럽지 않다. 폭발적인 고음이나 현란한 기교로 윽박지르지도 않는다. 그저 늦은 밤, 재즈 클럽의 스모키한 공기 속 램프 불빛 아래서 귓가에 나른하게 속삭일 뿐이다. 2002년, 세상을 휩쓴 그녀의 데뷔 앨범 ‘컴 어웨이 위드 미(Come Away with Me)’의 타이틀곡 ‘돈 노 와이(Don’t Know Why)’는 그런 노래다.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이 노래가 지친 하루 끝에 위로가 되는 건, 아마도 우리의 삶이 질주보다는 ’안식‘을 더 간절히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완벽한 ‘쉼’을 위한 노래에 가장 완벽한 공간을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볼보 S90의 운전석을 꼽겠다.
시승을 위해 묵직한 도어를 열었다. 시각적으로 먼저 반기는 것은 스피커 그릴 안쪽으로 희미하게 빛나는 노란색 케블라(Kevlar) 콘. ‘사기 유닛’이라는 별칭이 붙은 바워스 앤 윌킨스(Bowers & Wilkins, B&W) 오디오다. 시동 버튼을 돌리고 중앙 디스플레이에서 ‘예테보리 콘서트홀’ 모드를 선택한다. 그리고 ‘Don’t Know Why’의 첫 소절을 재생한다.


이것은 단순한 음악 감상이 아니다. 하나의 ‘의식(Ritual)’에 가깝다. 19개의 스피커가 일제히 공간을 빚어낸다. 노라 존스의 미세한 숨결과 입술이 떨어지는 파열음. 왼쪽에서 나른하게 리듬을 쪼개는 브러시 드럼, 오른쪽에서 현을 긁는 어쿠스틱 기타, 그리고 정중앙에서 명료하게 울리는 피아노의 해머링. 모든 소리가 완벽하게 분리되어 귀에 꽂힌다. 조수석에 그녀가 앉아 나만을 위해 노래를 불러주는 듯한 착각.
이토록 생생한 사운드가 공허하게 울리지 않는 이유는 S90이 가진 실내의 물성(物性) 덕분이다. 시트를 감싼 나파 가죽의 부드러운 질감, 손끝에 닿는 천연 우드 트림의 따뜻한 결. 이 모든 ‘진짜’ 소재들이 어쿠스틱한 사운드를 포근하게 감싼다. 여기에 이중 접합 차음 유리가 시속 100km로 달리는 고속도로의 풍절음을 완벽하게 걸러낸다. 바깥세상은 무음(Mute)이 되고, S90의 실내는 오직 나만을 위한 프라이빗 재즈 클럽이 된다.



노라 존스의 음악이 속도를 강요하지 않듯, S90의 주행감 역시 그렇다. 이 차는 운전자를 자극하지 않는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B6) 엔진은 튀어 나가는 대신, 마치 첼로 현을 부드럽게 긋듯 비단처럼 매끄럽게 속도를 붙인다. 독일차의 단단한 긴장감 대신, 여유롭고 넉넉한 승차감으로 노면을 다독인다. ‘파일럿 어시스트 II’는 가장 능숙한 집사처럼 스티어링 휠을 부드럽게 조작하고, 티맵(TMAP) 인포테인먼트는 낯선 초행길의 불안함마저 덜어준다.
이 여유의 근원은 ‘공간’이다. 국내 판매 모델은 기본이 롱휠베이스(LWB)다. 5m가 넘는 전장과 3m가 넘는 휠베이스가 확보한 광활한 2열 레그룸은, 이 차가 운전자뿐 아니라 탑승자 모두의 ‘안식처’를 지향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다.



노래는 “I don‘t know why I didn’t come...”이라며 ‘왜 오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읊조린다. S90에 마음이 끌리는 이유도 비슷하다. 제로백 수치나 화려한 엠블럼의 과시 때문이 아니다. 굳이 이유를 설명할 필요도 없다. 그저 이 차가 주는 완벽한 수준의 안정감, 가장 사치스러운 방식의 정숙함, 그리고 음악이 내 몸을 통과하는 듯한 그 감각. 그것이 전부다.
세상이 속도를 강요할 때, S90은 노라 존스의 목소리로 가장 완벽한 ‘쉼표’를 선물한다. 이 차의 본질은 ‘스웨디시 럭셔리’를 넘어선, 우리 시대에 가장 필요한 ‘스웨디시 힐링’이다. socool@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