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유승민 전 의원의 딸 유담 씨의 인천대 교수 임용을 둘러싼 특혜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표면상 ‘규정대로 진행됐다’는 인천대의 해명과 달리, 실제 심사 기준과 평가 구조를 비교해 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 적지 않다.

유 씨는 지난 2017년 부친 유승민 당시 바른정당 대선후보 선거운동에 나서는 등, 여러 유세 현장에서 연예인급 미모로 주목 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 ‘경영학 전공인데 국제경영 만점’…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점수

뉴스토마토 단독 보도에 따르면, 유담 씨는 동국대 학사, 연세대 경영학 석사, 고려대 경영학 박사 출신으로 자신의 이력서에도 모두 ‘경영학과’로 기재했다. 그러나 인천대 무역학부의 채용 공고는 ‘국제경영’ 전공자를 대상으로 한 전임교원 초빙이었다.

인천대가 진선미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는 “석·박사 학위를 국제경영으로 이수한 여부를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고 명시돼 있었다. 그럼에도 유 씨는 학력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국제경영’ 전공자가 아닌 경영학 전공자가 만점을 받은 사례는 전체 지원자 중 유씨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 아니라 유씨의 경력 역시 의문투성이다. 고려대 연구원으로 약 75일 근무한 이력이 전부였는데, 인천대의 기준에 따르면 강사나 연구원 경력은 최대 40%만 인정된다. 4년제 대학 교수급 경력이 아닌 이상 만점을 받기 어렵다는 게 교수 임용 절차를 잘 아는 관계자들의 공통 지적이다.

◇ 진선미 “유학도 없고 기업경력도 없어… 만점 납득 안 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세의 신임 교수가 논문 질적 심사에서는 16위였는데 학력·경력·논문 양에서 만점을 받아 1차를 2위로 통과했다”며 “유학이나 기업 경력도 없는데 만점이라니, 국민이 납득하겠느냐”고 질타했다.

인천대 이인재 총장은 “국제경영 전공 박사 학위자들에게 만점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지만, 유담 씨의 박사 학위는 ‘경영학’이었다. 해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 모양새다.

뉴스토마토가 확보한 다른 지원자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중앙대·서강대 등에서 실제 ‘국제경영’을 강의한 강사들이 오히려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평가 기준의 일관성과 공정성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논문의 질과 양, 강사 경력 등에서 상대적으로 밀리는 유담 씨가 임용심사에서 현직 조교수와 해외대학 박사를 제치고 임용되자, ‘맞춤 심사’였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결국 유담 씨의 교수 임용 논란은 단순한 채용 문제를 넘어, ‘공정과 상식’이라는 정치적 키워드를 다시금 불러온다. 의심의 눈초리가 확대되고 추궁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유담 씨 뿐 아니라, 나경원 의원 아들의 입시비리의혹, 한동훈 전 대표 딸의 허위스펙 의혹, 심우정 전 총장 딸의 특혜채용 의혹까지 여러 논란의 불씨가 퍼지는 형국이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