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린이’ 박찬호, 이제는 ‘허슬두’ 일원

“‘허슬두’ 내 학창 시절 모토”

“감사한 마음이 크다”

[스포츠서울 | 강윤식 기자] “학창 시절 모토가 돼 준 팀”

박찬호(30)가 2026시즌 프리에이전트(FA) 1호 계약자가 됐다. 팀이 바뀌었다. 이제 박찬호 앞에는 두산이 붙는다. 두산 야구를 보면서 꿈을 키웠다. ‘허슬두’ 정신은 어린 박찬호의 모토였다. ‘두린이’에서 ‘허슬두’의 일원이 된 만큼, 각오 역시 남다르다.

올해 FA 시장에서는 좀처럼 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FA 말고도 신경 쓸 부분이 적지 않았다. 일단 내년부터 시행하는 아시아쿼터가 있다. 이쪽 자원도 빠르게 찾아야 했다. 그리고 2차 드래프트까지 있었다. 누구를 묶고 누구를 풀지 계산기를 두들겨야 했다.

결국 FA 시장 개장 후 9일 만인 지난 18일 첫 계약 소식이 들렸다. 주인공은 박찬호다. 오래 걸린 만큼, 계약 규모에 입이 ‘떡’ 벌어졌다. 4년 최대 80억원(계약금 50억·연봉 총 28억·인센티브 2억)이다. 보장 금액만 78억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이다.

박찬호는 학창 시절부터 두산 야구팬이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등록된 박찬호의 정보를 보면 좋아하는 프로팀에 두산을 적어놓았던 걸 발견할 수 있다. 그렇게 애정했던 팀에 합류하게 된 것. 본인 마음가짐 또한 남다를 수밖에 없다.

FA 계약 발표 직후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박찬호는 “내 학창 시절 모토가 돼 준 ‘허슬두’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감사한 마음이 크다”는 소감을 밝혔다.

두산과 다른 한 구단이 박찬호 영입을 두고 경쟁한 것으로 전해진다. 계약 규모 자체는 비슷했다. 여러 요소를 고려했겠지만, 두산을 향한 팬심도 영향을 줬다는 게 박찬호 설명이다.

박찬호는 “사실 제시 받은 금액이 비슷했다. 거기서부터는 아무래도 그런 두산에 대한 애정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본인 의지만큼이나, 두산에서 해줘야 할 역할이 많다. 두산 내야에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2025시즌 가능성을 확인한 자원들이다. 이들을 이끌어줘야 한다. 박찬호 역시 준비가 돼 있다.

박찬호는 “능력이 있는 후배들이다. 충분히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중심이 돼서 잡아주고 한마디씩 해줄 생각이다. 일단 동생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수비를 하는지 대화를 많이 해봐야 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허슬두’를 동경하던 ‘두린이’가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2026시즌, 두산 박찬호가 보여줄 모습에 관심이 쏠린다. skywalk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