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MBC 드라마국 재건의 선봉장으로 아이유와 변우석이 나선다.
MBC가 2026년 상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아이유, 변우석 주연의 새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을 준비 중이다.
가상의 ‘21세기 입헌군주제 대한민국’이 배경이다. 제작진에 따르면 “모든 걸 가진 재벌이지만 신분이 평민이라 짜증스러운 여자 성희주(아이유), 왕의 아들이지만 아무것도 가질 수 없어 슬픈 남자 이안대군(변우석)의 운명 개척 신분 타파 로맨스”를 표방한다.

이러한 가상의 입헌군주제 설정이 낯익다면, MBC의 특기 분야이기 때문이다. 앞서 윤은혜, 주지훈 주연의 ‘궁’, 하지원, 이승기 주연의 ‘더킹 투하츠’ 등 히트작을 배출하며 성공 공식을 입증한 바 있다. 이 때문에 ‘21세기 대군부인’을 향한 대중의 기대감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있다.
극본은 MBC 드라마 극본공모에서 당선된 유아인 작가가 썼다. 방송 관계자들은 “극본의 재미가 상당하다”고 입을 모으며, 아이유와 변우석이 캐스팅된 것이 그 증거라고 이야기한다. 연출은 ‘막돼먹은 영애씨’ ‘식샤를 합시다’ ‘환혼’ 등 다수의 흥행작을 탄생시킨 박준화 감독이 맡았다. 지상파 연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우들에게도 큰 의미를 갖는다. 아이유에게는 데뷔 18년 만의 첫 MBC 드라마 도전이다. MBC 드라마 특유의 감성과 색채가 아이유와 어떤 시너지를 빚어낼지 궁금증이 증폭된다.
아이유는 그동안 한 작품을 마친 뒤 차기작에서는 연기 변신의 폭을 크게 가져왔다. tvN ‘나의 아저씨’ 이후 ‘호텔 델루나’를 내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올해에는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로 전 국민을 울리는 열연을 펼친 만큼, 이번 ‘21세기 대군부인’에서 선보일 새로운 변신에 귀추가 주목된다.

변우석에게는 2년 만의 복귀작이다. 전작은 그를 일약 스타덤에 올린 tvN ‘선재 업고 튀어’였다. 대중의 기대가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 선택한 작품이 바로 ‘21세기 대군부인’인 셈이다.
MBC드라마국에게도 중요한 작품이다. 2025년 한 해 동안 ‘모텔 캘리포니아’ ‘언더커버 하이스쿨’ ‘바니와 오빠들’ ‘노무사 노무진’ ‘메리 킬즈 피플’ ‘달까지 가자’ 등의 작품을 내놓았지만 이렇다 할 히트작을 배출하지 못하며 부진했다. 그나마 최근 방영 중인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가 고군분투 중이지만, 흥행을 속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 탓에 ‘21세기 대군부인’에 거는 방송가의 기대는 압도적이다. 다만 높은 관심만큼 부담감도 동시에 커진다. 아이유, 변우석 모두에게 새로운 도전인 부분이 많고, 전작의 성공이라는 스스로 뛰어넘어야 할 산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MBC 최대 기대작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최근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워낙 높아진 만큼, 단순히 배우의 이름값에 기대서는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냉정한 평가를 덧붙였다. roku@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