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서 잡고, 원주에서 또 잡고
男농구, 12년 만에 중국전 2연승
이현중-이정현 ‘더블 에이스’ 폭발
높이는 밀렸으나 팀으로 더 강했다

[스포츠서울 | 원주=김동영 기자] 한국 남자농구가 무려 12년 만에 만리장성을 연달아 넘었다. 중국전 2연승이다. 농구 월드컵 예선 쾌조의 스타트다.
한국은 1일 원주DB프로미아레나에서 열린 2027 국제농구연맹(FIBA) 남자농구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2차전 중국과 경기에서 시종 압도적인 경기를 펼친 끝에 90-76으로 이겼다.
이정현이 3점슛 6개 넣으며 24점 4어시스트 올렸다. 이현중도 20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활약이다. 하윤기가 17점, 이원석이 10점 더했다. 이승현도 7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힘을 보탰다.

지난달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1차전에서 80-76 승리를 거뒀다. 2022년 7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2 FIBA 아시아컵 예선 1차전 이후 3년 4개월 만에 중국전 승리다.
이날 홈에서 열린 2차전도 웃었다. 이날은 더 완벽한 경기력을 뽐냈다. 높이 열세라 했지만, 리바운드에서 오히려 앞섰다. 중국의 수비를 무력화하는 선수들의 로테이션도 빼어났다. 반대로 수비에서도 중국의 예봉을 완전히 꺾었다.

중국전 2연승은 무려 12년 만이다. 2023년 5월 인천에서 열린 동아시아농구선수권에서 중국을 눌렀고, 2013년 8월 필리핀에서 진행된 FIBA 아시아선수권대회(현 아시아컵) 예선 1차전에서 다시 중국을 제압한 바 있다. 실로 오랜만에 만리장성을 넘고 또 넘었다.
‘에이스’ 이현중 존재감은 여전했다. 중국도 이현중을 강하게 마크했다. 전반은 살짝 막히는 듯한 흐름. 에이스가 또 있었다. 이정현이다. 외곽포를 소나기처럼 퍼부으며 중국의 기를 꺾었다. 이현중도 이내 페이스를 찾았고, 3쿼터가 끝났을 때 이미 20점을 넣었다.

하윤기와 이승현, 이원석도 골밑에서 힘을 냈다. 신장 210㎝가 넘는 저우치-후진추를 상대로 몸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밖으로 끌고나오는 움직임이 좋았고, 공간을 파고드는 활동량도 좋았다.
1쿼터부터 중국보다 우위에 섰다. 1쿼터 스코어 28-13이다. 이정현과 하윤기가 8점씩 넣었고, 이현중도 6점이다. 2쿼터는 더 달아났다. 이정현이 3점슛을 잇달아 꽂았고, 이현중도 점수를 더했다. 전반 점수가 52-29다.

3쿼터 들어 이현중이 3점슛 2개 포함 11점을 몰아쳤다. 이승현과 하윤기 득점까지 나왔다. 4분42초 69-39가 됐다. 여기서 살짝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후진추 등에게 점수를 주면서 71-47로 쫓겼다. 전희철 감독이 작전시간을 불렀다. 이후 이정현이 3점슛 포함 5점 올리는 등 간격을 다시 벌렸다. 80-52로 쿼터 종료다.
4쿼터에서도 흐름은 변하지 않았다. 이원석 중거리슛으로 다시 82-52, 30점 차다. 중국도 골밑 득점을 통해 추격을 시도했다. 저우치가 잇달아 득점에 성공했다. 확실히 높이는 위협적이었다. 강점을 확실히 살리는 농구.

한국도 이정현 3점슛이 터졌으나 30점 차이에서 23점 차이로 격차가 줄었다. 한국의 작전시간. 이후에도 어수선했다. 중국 흐름이다. 하윤기 중거리슛으로 한숨을 돌렸고, 스틸에 이은 속공 등으로 점수차를 유지했다.
중국도 끝까지 자기 농구를 했다. 전면 강압 수비까지 꺼냈다. 그래도 한국이 비교적 슬기롭게 파훼했다. 점수차가 20점 안쪽으로 들어오기는 했으나, 한국이 12년 만에 중국전 2연승을 완성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