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세-와이스-앤더슨 ‘대박’

이제 KBO行은 ML 복귀 ‘발판’

1년 잘하면 몸값 수십배 뛴다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메이저리그(ML)는 세계 최고 리그다. 세상에서 가장 야구 잘하는 선수들이 모이는 곳. 경쟁도 치열하다. 밀려나는 선수가 무조건 나온다. 과거에는 ‘어쩔 수 없이’ 아시아로 오는 선수가 많았다. 이제는 조금 얘기가 다르다. 돌아가기 위한 ‘발판’이 되는 모양새. 잘하면 몸값 수십배 뛴다.

2025시즌 KBO리그를 주름잡은 선수들이 있다. 한화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 SSG 드류 앤더슨이다. 에이스로 군림했다. 나란히 ML로 간다. 과거부터 KBO리그에서 최고로 군림한 외국인 선수들은 ML로 돌아갔다. ‘역수출’이다. 한 번에 3명이나 가는 경우는 또 처음이다.

폰세는 토론토와 3년 3000만달러 계약에 합의했다. 약 441억원이다. ‘대박’ 그 자체다. 올해 100만달러(약 14억7000만원) 받았다. 몸값 30배 상승이다. 실패한 선수의 ‘화려한 귀환’이다.

와이스도 휴스턴과 1년 260만달러(약 38억원)에 합의했다. 2027년 옵션이 붙었다. 이를 실행하면 1000만달러(약 147억원) 이상이 된다. ML 커리어가 없는 선수다. 돌고 돌아 30살에 빅리그에 데뷔한다.

앤더슨은 디트로이트와 1년 700만달러(약 103억원)에 계약했다. 2027년 1000만달러 옵션이 붙었다. 총액 1700만달러(약 250억원) 규모 계약이다. 디트로이트에서 뛰다 SSG로 왔고, 다시 돌아간다.

선수는 언제나 부족한 법이다. 빅리그도 마찬가지다. 코로나 사태 이후 조금이라도 괜찮은 선수는 잡아두려 한다. 해외로 눈길도 돌린다. KBO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도 영입 대상이다. 시즌 내내 체크한다.

미친 질주를 거듭한 폰세는 애초에 미국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앤더슨도 여러 팀이 관심을 보였다. 와이스도 KBO리그에서 ‘스텝 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화와 SSG는 당연히 재계약을 원했다. 싸움이 안 된다. ‘역시 ML’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과거에는 연봉 외에 다른 부분을 챙겨주면서 ‘비벼볼’ 수라도 있었다. 이제는 전혀 다른 세상이 됐다. 돈 단위가 아예 다르다.

KBO리그는 외국인 선수 3명 합계 400만달러까지 쓸 수 있다. 역대 최고 연봉이 210만달러(더스틴 니퍼트)다. 200만달러 받은 선수도 손에 꼽는다.

빅리그는 너도나도 연봉 2000만달러 받는 시대다. 이제 1000만달러 아래라면 거액 얘기도 못 듣는다.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는 ML 구단들도 돈 쓰는 데 부담이 없다.

KBO 구단들로서는 그저 바라만 봐야 하는 상황이다. ‘너무 잘해도’ 문제다.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크기에 잘하면 팀 성적도 쑥 오른다. 그러나 1년 만에 강제로 떠나보내야 하는 아쉬움도 있다.

오히려 이 부분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아시아행을 고민하는 선수에게 ‘1년 잘 뛰면 다시 ML과 계약할 수 있다’고 설득한다. 나이가 있는 선수도, ML 경계선에 있는 ‘AAAA급’ 선수도 마찬가지다. 재도약 기회로 삼게 만드는 것도 전략이다.

어쨌든 KBO리그에서 100만달러 받으면 ML 최저 연봉보다는 높다. 1년 펄펄 날고, ML 눈도장을 찍으면 대박이 따라온다. 한국행이 ‘변방으로 쫓겨나는’ 것이 아닌 시대가 됐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