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배구의 시작은 리시브다.

페퍼저축은행은 시즌 초반 6승 2패로 좋은 흐름에 올라탔지만, 이후 8연패를 당하며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 20일 흥국생명과의 원정 경기에서도 세트스코어 1-3 패배하며 승점 획득에 실패했다. 최근 5경기에서 얻은 승점은 ‘0’.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 부진의 출발은 리시브다. 페퍼저축은행은 연패를 당한 최근 8경기에서 평균 리시브효율이 22% 수준에 머물고 있다. 30%를 넘긴 경기는 단 한 번에 불과하고 대부분 20% 초·중반대에 걸쳐 있다. 10%에 머문 적도 두 번이나 있다. 시즌 초반과 비교하면 리시브 불안이 더 커진 상황이다. 시즌 평균 리시브효율은 24.32%로 6위에 머물고 있다. 최하위 정관장(22.01%)만이 아래에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세터가 안정적인 팀은 아니다. 박사랑은 갈 길이 멀고 이원정은 부상으로 고생하다 최근 복귀했다. 리시브가 무너지면 세터가 함께 흔들리는 구조다.

시즌 초반 맹활약하던 시마무라의 존재감이 떨어지는 것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리시브가 흔들려 세터가 시마무라를 활용하기 어려운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초반과 비교하면 시마무라를 향해 올라가는 공의 퀄리티가 떨어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장점이었던 시마무라의 공격 패턴이 상대 수비에 읽히는 경향도 있지만, 그보다는 좋은 볼을 때리지 못한다는 게 더 큰 문제로 보인다.

리베로 한다혜(37.98%)가 나름대로 버티고 있지만 리시브효율 30%를 넘는 아웃사이드 히터가 없다는 점이 장소연 감독을 깊은 고민에 빠지게 한다. 공격적인 카드는 있지만 리시브에서 버텨줄 자원이 시급하다.

모두를 불안하게 하는 리시브 문제만 해결하면 페퍼저축은행은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존재하는 팀이다. 외국인 선수 조이는 V리그에 무사히 안착했고, 시마무라의 기량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