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열광하는 쇼 뮤지컬 ‘킹키부츠’
99.9% 점유율…치열한 예매 열전에 참전 의지 키워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이때 아니면 후회막심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뮤지컬 ‘킹키부츠’의 본격적인 시작을 장식하는 건 ‘롤라’와 여섯명의 ‘엔젤’이다. 이들이 출격하는 순간, 공연장은 관객들의 뜨거운 함성과 함께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한다.
‘엔젤’은 화려한 무대와 신나는 음악, 압도적인 퍼포먼스가 도파민이 극강의 도파민을 터뜨린다. ‘롤라’가 자신의 정체성과 자유를 당당하게 선언하는 넘버 ‘Land of Lora’에서 “긴장하지마, 자기야. 자기는 여기 구경하러 왔지? 난 구경 당하러 왔어”라고 함께 노래하며 각자의 매력을 맘껏 뽐낸다. 배우들의 활력으로 관객과 짜릿한 케미스트리를 발산해 모두가 행복해지는 시간을 선사한다.
‘킹키부츠’를 화제의 작품으로 끌어올린 중심에는 ‘엔젤’이 있다. 명불허전 고난도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단숨에 관객들의 시선을 강탈한 ‘엔젤’은 커튼콜까지 끝나지 않을 축제를 예고한다.

◇ 관객과 눈빛 교환…또 다른 ‘나’를 찾는 순간
‘엔젤(한선천·김강진·한준용·김영웅·최재훈·손희준)’은 최근 스포츠서울을 만나 가장 짜릿했던 순간과 입덕 가이드를 소개했다. 역시 배우-관객이 함께하는 순간의 에너지가 쇼 뮤지컬의 빛나는 시간을 완성했다.
11년 차 ‘롤라’ 한선천은 베테랑답게 아름다움을 추구했다. 그는 “메이크업을 내가 하는데, 잘 되면 그날 공연도 깔끔하게 흐를 것 같다. 초연부터 비키니 신이 있어, 먹는 걸 좋아하면서도 밥을 3숟가락만 먹는 등 밥의 양을 반으로 줄인다. 그래도 관객들이 좋아해 주니까 가장 짜릿한 순간인 것 같다”라면서도 “커튼콜 때 관객석으로 내려가 손잡으면서 인사하는데, 나를 위로해주는 것 같아 눈물이 난다. 특히 어르신들이 반겨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사회적 문화 인식이 바뀌어 남녀노소 연령 상관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된 것 같아 기쁘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한선천의 이야기를 듣던 한준용은 “마음만 바뀌면 세상은 바뀐다. ‘Raise you up’에 담긴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라고 거든 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드랙퀸 문화를 여성 관객들이 먼저 마음을 열어줬다. 요즘은 남성 관객들도 내 팔을 흔들면서 반겨준다. 우리의 행복 에너지에 감동한 관객과 눈이 마주쳤을 때 그들이 주는 에너지도 크다”라고 덧붙였다.
영국 국기 문양의 의상을 입고 강렬하게 등장하는 김강진은 ‘Land of Lora’의 가사를 강조하며 “다른 세계를 보는 시선이다. 공연을 보러 온 친구들도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내 모습에 놀라면서도 재밌어할 때 짜릿하다”라며 “주인공 ‘롤라’와 ‘찰리’를 돋보이게 하는 역할이라기보다 내 모습을 자랑하는 순간을 좋아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누가 뭐래도 첫 경험은 신선한 도파민을 뿜어내며 새로운 활력으로 자리한다. 이번 시즌 새롭게 합류한 김영웅은 “많은 분이 잘 모르는데, 공연은 100% 라이브로 펼쳐진다. 이중 ‘Land of Lora’를 부를 때만큼은 모든 배우가 섹시하다”라고 운을 띄웠다. 첫 시즌에서 ‘엔젤’의 솔로곡을 따낸 김영웅은 “피땀 흘려 준비한 무대를 안전하게 마친 후 언니들(엔젤)과 눈이 마주쳤을 때 우리의 행복 에너지가 교감 됐다. 관객뿐 아니라 우리끼리 나누는 에너지의 힘도 크다는 걸 느꼈다”며 감동의 순간을 떠올렸다.
‘엔젤’의 ‘치명적 섹시’를 담당하는 최재훈은 “2022년 스윙(출연 배우 결원 시 대신 소화하는 배우)으로 참여해 무대에 많이 못 서다가 두 달이 흐르고 커튼콜에서 환호받았다. 무대 뒤 소대에서 듣는 것과 완전히 달랐다. 뜨거운 환호는 처음이었다”라며 “안정적이지 않더라도 이 무대에 선 경험을 그 어떠한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순간이었다”라고 회상했다.
‘막내’ 손희준은 서울 공연에 앞서 고양에서의 개막 공연을 꼽았다. 그는 “10년을 이어온 전호준 형의 바통을 이어받은 새로운 ‘폴’을 좋아해 줄까 하는 고민이 앞섰다. 그런데 ‘롤라’와 함께 등장했을 때 환호를 들으면서 불안한 마음이 풀리면서 열심히 준비한 대로 했다”라며 “‘Sex is in the heel’에서 백핸드를 도는 한 장면을 위해 반년 동안 안전하고 예쁜 동작을 연습했다. ‘Raise you up’은 몇 년째 최애곡이다. 관객들을 보면서 무대에서 부를 때 눈물이 난다. 관객이 준 에너지 덕분”이라고 말했다.

◇ 인생 꼬이기 싫은 피켓팅 참전 용사에게…“눈치 보지 말고, 온전히 즐겨라!”
‘엔젤’은 공연 내내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현장을 완벽하게 점령한다. 강렬한 안무와 에너지 넘치는 라이브로 현장에 있는 관객들의 시선을 훔친다.
분위기의 최절정은 커튼콜이다. 여섯명의 ‘엔젤’이 객석에서 관객들과 호흡한다. 압도적인 미모와 자유분방한 캐릭터의 매력을 한껏 드러내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다. ‘킹키부츠’는 ‘엔젤’을 보러 간다는 말이 생겨난 이유다.
‘아는 맛이 제일 무섭다’라고, 다른 작품과 달리 복도 좌석 예매가 가장 치열하다. 피켓팅에 참전해 ‘엔젤’과 교감하고 싶은 뮤덕들의 선택이다. 하지만 머글(마니아가 아닌 일반인)은 범상치 않은 언니들의 등장에 사지가 경직되기도 한다.
‘엔젤’의 ‘청순가련’을 맡은 한준용은 “가끔 화난 표정으로 ‘엔젤’을 바라보는 관객이 있다. 정말 ‘킹키부츠’는 온전히 즐기는 관객이 승자다. 공연을 다큐멘터리가 아닌 연기로 봐줬으면 좋겠다”라며 “소중한 시간과 티켓값이 아깝지 않도록 온전히 극으로서 즐겼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맏언니’ 한선천은 “‘킹키부츠’는 계속 ‘너 자신이 되라’고 말한다. 살면서 이 길이 맞냐며 의심이 들 때가 있다. 남의 눈치를 보면서 살아간다면 스트레스만 받지 않겠는가”라며 “이 공연을 보면서 자신감을 얻고, 말 그대로 자신이 되고 나를 사랑했으면 좋겠다. 또 서로 이해하며 받아들임을 느끼길 바란다”고 전했다.
‘막내’ 손희준은 “나는 내 자신을 채찍질만 하며 살아와서 스스로 사랑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킹키부츠’를 하면서 나를 믿고 좋아하게 됐다”라며 “공연을 통해 힐링하면서 자신을 사랑하게 됐으면 좋겠다”라고 소망했다.
배우와 관객이 함께 완성하는 환상적인 팀워크 ‘킹키부츠’는 오는 3월29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이어진다. gioia@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