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충격이다. 상간녀가 연애 예능 프로그램에 나왔다. 그것도 모친과 함께 등장했다. SBS ‘합숙맞선’ 출연자 A다. 도덕적으로 용납되지 않은 사건과 연루됐음에도 얼굴이 모두 드러나는 지상파 방송에 얼굴을 비쳤다는 게 놀랍기만 하다.

제작진은 뒤통수가 얼얼하다. 일반인 출연 프로그램은 매우 심도 높은 검증 과정을 거친다. SNS를 쥐잡듯이 뒤지고, 오프라인 인터뷰를 수없이 많이 할 뿐 아니라 지인을 통해 평판을 조회한다. 출연자 동의하에 각종 범죄 사실을 확인한다. 인권과 관련된 문제라 노골적으로 요구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빈틈없이 조사한다.

하지만 불륜은 제작진도 손 쓸 수 없다. 지난 2015년 간통죄가 폐지되면서 불륜은 형사 처벌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제는 개인 간의 다툼인 ‘민사 소송’ 영역이다. 대부분 제작진은 마약이나 음주, 폭행, 성범죄 등 형사 사건 관련 내용 위주로 확인한다. 불륜을 저지른 출연자가 작정하고 속이려고 들면 속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완벽에 가깝게 만들어진 방송사 검증 시스템이 뚫린 셈이다.

안타까운 건 제작진이다. ‘합숙맞선’은 수없이 변형된 연애 프로그램을 또 한 번 뒤튼 작품이다. 남녀 출연자가 어머니와 함께 합숙하면서 연인을 찾는 프로그램이다.

당사자가 마음에 들어하는 이성과 모친이 마음에 들어하는 이성이 다른 데서 오는 갈등이나, 상대 부모님을 대하는 젊은 사람들의 얼굴, 외모나 경제력뿐 아니라 다양한 부분을 살펴보는 현실성, 상대 부모와 함께 있어 현장에서의 긴장감이 여타 프로그램과 다른 측면 등 신선한 요소가 많다. 수많은 제작진의 노고가 단 한 명의 거짓말 때문에 완전히 오염됐다.

해당 출연자는 남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을 뿐 아니라 교묘한 꾀로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을 펼쳤다. 사실상 ‘합숙맞선’ 시즌1의 갈등을 일으키는 존재였는데, 상간녀라는 게 드러나면서 큰 그림으로 이야기를 짜놓았을 제작진과 함께 나온 출연자들에게 커다란 민폐를 끼쳤다.

SBS ‘합숙맞선’ 제작진에 따르면, 제작진도 최근에 이 사실을 인지했으며, 해당 출연자는 “관련없는 일”이라고만 남긴 채 이후 연락을 피하고 있다. 사실이라고 판단한 제작진은 밤을 새가며 새롭게 편집하고 있다.

그럼에도 방치할 수는 없다. 법원기록을 들춰서라도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없다는 게 제작진의 입장이다. 진정한 사랑을 찾는 방송에 도덕적 흠결이 깊은 행위를 한 출연자가 등장하는 것만으로 기획 의도가 망가지기 때문이다.

SBS 관계자는 “아무리 제작진이 막기 힘든 일이라고 해도, 손 놓을 수는 없을 것 같다.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확실하게 검증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