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3R 단독 선두
세계랭킹 1위 셰플러와 한 타 차
2023년 1월 소니 오픈 이후 3년 만의 우승 도전
“성적보다는 즐겁게 플레이하는 것이 목표”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우승보다 라운드를 즐기는 데 집중하는 것이 목표다.”
김시우가 다시 한 번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상 문턱에 섰다. 상대는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 그러나 김시우의 시선은 ‘결과’가 아닌 ‘과정’을 향했다.
김시우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 컨트리클럽(파72·7060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총상금 920만 달러) 3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쳤다. 중간합계 22언더파 194타로, 세계랭킹 1위 셰플러와 ‘골프 천재’ 블레이즈 브라운(이상 미국)을 1타 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그는 PGA 투어 통산 4승을 기록 중이다. 2023년 1월 소니 오픈 이후 3년 만의 우승, 그리고 2021년 이 대회 정상 이후 5년 만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탈환에 도전한다.
이날 김시우의 라운드는 안정과 집중으로 요약됐다. 첫 홀부터 버디로 출발하며 리듬을 탔다. 까다로운 바람 속에서도 전반을 흔들림 없이 관리했고, 후반 들어 퍼트 감각이 폭발했다.

그는 “오늘도 출발이 좋아 플레이가 수월했다. 파5 홀에서 확실한 이점을 가져가지 못해 긴장되는 순간도 있었지만, 흐름을 잘 이어갔다”며 “바람이 까다로웠는데, 그런 점을 감안하면 아주 좋은 라운드였다”고 돌아봤다.
실제 경기 내용도 이를 증명한다. 전반 3타를 줄인 뒤, 후반 초반 보기를 기록하며 잠시 주춤했지만 4~6번 홀 3연속 버디로 단숨에 판을 뒤집었다. 특히 10m가 넘는 장거리 버디 퍼트 2개는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3번 홀(파3)은 이날의 고비였다. 핀은 왼쪽 뒤, 바람은 왼쪽에서 불었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 김시우는 욕심을 버렸다. 그는 “어려운 홀이었다. 그린에 올려 투 퍼트로 끝내자는 생각이었다. 결과적으로 투 퍼트가 되지 않아 불편한 상황이 됐지만, 전체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며 “이후 다시 리듬을 찾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위기 관리 능력은 최정상 무대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김시우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위기 뒤 집중력이 더 올라갔다.
이번 대회의 키워드는 퍼팅이다. 스스로도 인정했다. 김시우는 “지난주보다 훨씬 낫다. 지난 이틀 동안 퍼팅이 정말 좋았고, 큰 도움이 됐다”며 “바람이 있긴 했지만, 지난주만큼은 아니어서 적응하는 데 수월했다”고 말했다.
26일 열리는 최종 라운드는 피트다이 스타디움 코스(파72·7210야드)에서 펼쳐진다. 김시우는 챔피언조에서 셰플러와 맞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그의 최종 라운드 계획은 의외로 담담했다.
김시우는 “우승을 하려고 하기보다는 캐디 매니와 이야기 많이 하면서 즐겁게 치고 싶다. 성적보다는 18홀을 내가 원하는 대로 플레이하는 것이 목표”라며 “셰플러와 함께 치게 된다면, 그 상황 자체를 즐기고 싶다”고 밝혔다.

이 대회는 니클라우스 토너먼트 코스와 라킨타 컨트리클럽, 피트다이 스타디움 코스를 돌며 치른 뒤 마지막 라운드를 한 곳에서 진행한다. 변수는 많지만, 지금의 김시우는 준비가 돼 있다.
안정적인 아이언, 살아난 퍼트, 그리고 “즐기겠다”는 마음가짐. 세계 1위와의 1타 승부를 앞둔 김시우는 가장 그 다운 모습으로 마지막 하루를 맞는다. km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