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이렇게 마지막을 맞이하게 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결국 새드엔딩. 울산HD에서 ‘제2 전성기’를 쓴 베테랑 이청용(37)은 지난달 연장 계약에 실패한 뒤 한동안 침묵하다가 25일 자필 편지로 이별 인사했다. 이청용은 “울산에서 보낸 시간은 단순한 커리어의 한 페이지가 아니라, 삶의 중요한 부분이 됐다. 축구 인생에서 가장 값진 순간이었고,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마음 깊이 느낀다. 앞으로도 울산을 진심으로 응원하겠다”고 적었다.


눈길을 끈 대목은 울산 구단이 이청용과 연장 계약을 맺지 않은 데 결정적인 이유가 된 지난해 ‘골프 세리머니’ 논란에 대한 부분이다. 그는 “지난 시즌 중 세리머니로 많은 분께 실망을 드린 점에 대해서는 선수로 분명한 책임을 느끼고 있으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선수로, 고참으로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이성적으로 행동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10대 시절’인 2006년 FC서울에서 프로로 데뷔, 번뜩이는 재능을 인정받으며 2009년 유럽에 진출한 이청용은 볼턴과 크리스털 팰리스(이상 잉글랜드), 보훔(독일) 등 빅리그를 누비며 월드컵도 2회(2010 남아공·2014 브라질) 출전했다. 2020시즌을 앞두고 울산과 계약하며 11년 만에 K리그에 돌아왔다. 특유의 지능적인 플레이와 섬세한 리더십으로 울산의 정신적 지주 구실을 했다. 2022년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17년 만에 리그 우승을 차지할 때 주장 완장을 달고 뛰었으며 그해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2024년까지 3연패 주역으로 활약했다. 앞서 2020년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해내는 등 커리어 후반부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선수 황혼기까지 과정이 소중한 만큼 ‘유종지미’가 필요했다. 하지만 지난해 울산이 한 시즌 두 명(김판곤·신태용)의 사령탑을 교체하는 등 추락을 거듭할 때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특히 신태용 감독과 선수단의 불화설이 지속했는데, 그 중심에 이청용이 있다는 루머가 퍼지면서다. 이청용은 신 감독이 물러난 뒤 치른 지난해 10월 광주FC전에서 득점한 뒤 골프 스윙 동작을 곁들인 세리머니를 했다. 신 감독이 부임 기간 구단 버스에 골프채를 싣고 원정 경기 때 골프를 쳤다는 루머를 겨냥한 것이다.


당시 신 감독이 울산에서 물러난 뒤 여러 매체와 인터뷰한 내용에 대해 울산 선수단은 강한 불만을 품고 있었다. 그때마다 여러 후배 선수는 이청용에게 하소연하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광주전에서 그는 나름대로 총대를 메고 신 감독을 겨냥한 뒤풀이를 한 것인데, 진위를 떠나 경솔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 구단 고위 관계자 뿐 아니라 모기업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여겼다. 이청용도 반성했다. 그러나 ‘쏘아버린 화살’이었다. 지난달 울산 구단은 이청용 에이전트에게 연장 계약 의사가 없음을 알렸다. 이청용은 이별 편지에 거취에 관한 내용은 담지 않았다. 현재 소속팀은 없지만 개인 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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