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로 시작한 김시우, 3년 만의 ‘우승’ 불발
벙커샷 실수 등 흔들렸지만 시즌 흐름 확인
셰플러, 통산 상금 1억달러 돌파…우즈, 매킬로이 이어 세 번째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한 타의 실수는, 세계랭킹 1위 앞에서 치명적이었다. 김시우(31·CJ)의 우승 도전은 마지막 날 벙커에서 멈춰 섰다.
김시우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피트다이 스타디움 코스(파72·7210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총상금 92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 더블 보기 1를 묶어 이븐파 72타를 쳤다. 최종 합계 22언더파 266타로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며 3년 만의 PGA 투어 우승을 노렸던 김시우는 마지막 날 벙커샷 실수로 흐름을 내주며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김시우는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같은 조에서 출발했다. 2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3번 홀부터 쇼트게임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6번 홀(파3)에서 3m 파 퍼트를 놓치며 균열이 생겼다.

결정적인 장면은 8번 홀(파5)이었다. 두 번째 샷이 벙커로 향했고, 이후 두 차례 벙커 탈출에 실패하며 더블 보기를 적었다. 단독 선두에서 순식간에 추격자로 밀려났다. 이어진 9번 홀(파4)에서도 1.6m 파 퍼트를 놓치며 전반에만 3타를 잃었다. 선두의 무게가 한 번에 몰려왔다.
후반 들어 김시우는 평정심을 되찾았다. 10번 홀(파4)과 15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았고, 17번 홀(파3)에서는 약 14m의 장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승을 놓친 ‘톱10’이다. 그러나 시즌 초반 흐름을 확인한 의미 있는 결과이기도 했다. 시즌 두 번째 대회 만에 톱10 진입이다.

우승은 셰플러의 몫이었다. 셰플러는 최종 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몰아치며 최종 합계 27언더파 261타로 2위 그룹을 4타 차로 따돌렸다. PGA 투어 통산 20승이다.
이 우승으로 셰플러는 PGA 투어 통산 상금 1억 달러(한화 약 1460억원)를 돌파했다. 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또한 30세 이전 20승이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우즈 이후 처음이다. 김시우가 마주한 ‘세계 1위의 벽’은 높았고, 단단했다.
김시우에게 이번 대회는 분명한 메시지를 남겼다. 퍼트 감각은 살아났고, 선두 경쟁을 3일 동안 끌고 갈 수 있는 경기력도 증명했다. 다만 한 홀의 실수, 한 번의 선택이 우승과 톱10을 가르는 PGA 투어의 냉혹함도 다시 확인했다.
한편, 함께 출전한 김성현은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공동 18위, 김주형은 16언더파 272타 공동 38위로 대회를 마쳤다. km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