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의 각오

아픈 손가락 탈출 목표

투수 코치진이 자세히 살펴본다

김진욱 “올시즌 증명하겠다”

[스포츠서울 | 타이난=박연준 기자] “좋은 의미도, 나쁜 의미도 있겠지만 그만큼 나를 향한 기대와 관심이 크다는 뜻 아니겠나.”

롯데 김진욱(24)을 수식하는 말은 늘 ‘아픈 손가락’이었다. 고교 시절 전국을 호령하고 2021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1순위로 화려하게 입단한 선수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도쿄올림픽 국가대표까지 지낸 재능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으나, 정작 KBO리그 마운드 위에서는 그 잠재력을 온전히 쏟아내지 못했다.

지난시즌은 그야말로 시련의 연속이었다. 5선발 기회를 꿰찼음에도 14경기 1승3패, 평균자책점 10.00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기복 심한 제구와 경기 운영 능력 부족은 그를 번번이 괴롭혔다.

대만 타이난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김진욱의 눈빛은 이전과 달랐다. 자신을 향한 뼈아픈 수식어마저 “더 잘하길 바라는 팬들의 마음”이라며 묵직하게 받아들일 만큼 성숙해져 있었다.

그의 부활을 위해 롯데 코치진도 팔을 걷어붙였다. 김상진 투수 코치와 카네무라 사토루 투수 총괄 코디네이터는 ‘몸 쓰는 법’부터 다시 정립하고 있다. “코치님들이 공통으로 하시는 말씀이 ‘상체 힘에 의존해 공을 컨트롤하려 하지 마라’는 것이다. 중심을 하체로 내리고 일관성 있는 투구를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많은 투구 수를 소화하며 그 감각을 몸에 익히는 중”이라고 전했다.

같은 ‘아픈 손가락’ 출신인 윤성빈과 이민석이 지난시즌 마침내 가능성을 증명하며 알을 깨고 나온 것이 자극제가 되었을까. 그는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다.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내 공을 던지는 것이 우선이다. 남을 의식하기보다 내 기량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선배 구승민의 따뜻한 조언도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는 “(구)승민이 형이 전화를 주셔서 멘탈적인 부분이나 궁금한 점들에 대해 많은 피드백을 주신다”며 선배를 향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끝으로 그는 “구체적인 수치 목표는 세우지 않았다. 올시즌 부상 없이 내 퍼포먼스를 최대한으로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다. 내가 준비되어 있다는 것을 실력으로 증명해야 감독님도 믿고 써주실 수 있다. 지금은 오직 현재의 훈련에만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힘줘 말했다.

거인 군단의 아픈 손가락에서 승리를 부르는 ‘보배’로 거듭날 수 있을까. 타이난의 뜨거운 햇살 아래서 투구 폼을 가다듬는 김진욱의 땀방울이 올시즌 사직 마운드에서 어떤 결실을 볼지 기대를 모은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