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선우 기자]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외식비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집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과거처럼 단순히 저렴해서 선택하는 ‘인스턴트식품’은 아니다. 최근 식품업계는 기존 레토르트의 한계를 기술력으로 극복하고, 유명 셰프의 손맛을 데이터화해 집에서도 완벽한 미식을 즐길 수 있는 ‘스마트 미식(Smart Gastronomy)’ 시대를 열고 있다.
스마트 미식은 기존 즉석식품의 편리함에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 그리고 파인 다이닝급 품질을 결합한 새로운 식문화 트렌드다. 과거의 간편식이 ‘빠르고 싼 한 끼’를 위해 맛과 영양을 일부 타협했다면, 스마트 미식은 첨단 공정과 스마트 가전, 전문가의 레시피를 통해 외식 전문점 수준의 퀄리티를 타협 없이 구현해낸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 “분말 스프는 없다”…공정의 혁신, 인스턴트의 한계 넘다

기존 즉석식품과 스마트 미식 제품의 가장 큰 차이는 ‘공정’에 있다. 원가 절감과 보관 편의성을 위해 분말 스프나 농축 엑기스를 주로 사용하던 관행을 깨고, 실제 요리 과정을 공장에 그대로 이식했다.
하림의 ‘더미식(The 美食)’ 시리즈는 이러한 공정 혁신의 대표주자다. 하림은 인스턴트 특유의 인위적인 풍미를 없애기 위해 분말 스프 대신, 실제 재료를 20시간 이상 우려낸 ‘진짜 육수’를 사용하는 과감한 시도를 택했다. 대표 제품인 ‘더미식 해물짬뽕’은 돈골과 해물 육수를 황금 비율로 배합하고, 건조 건더기가 아닌 큼직한 원물 해물을 그대로 담아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배달 음식보다 낫다”, “국물에서 인스턴트 맛이 나지 않는다”는 호평이 나오는 이유다.
◇ “공장 레시피 아닌 셰프의 요리”…데이터로 구현한 손맛

대중적인 입맛에 맞춘 표준화된 ‘공장형 레시피’ 대신, 스타 셰프의 독창적인 레시피를 제품에 이식한 것도 차별화 포인트다.
CJ제일제당은 넷플릭스 화제작 ‘흑백요리사’ 출연진과 협업한 ‘셰프 컬렉션’을 통해 이를 증명했다. 최강록, 윤나라 등 유명 셰프들의 요리법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제품화하여, 소비자가 별도의 조리 기술 없이도 셰프의 ‘킥(Kick)’이 담긴 요리를 집에서 구현할 수 있게 했다. 이는 단순한 유명인의 이름만 빌려오던 기존 콜라보레이션 제품과는 궤를 달리한다.
◇ “우리 집이 브런치 카페”…스마트 가전 맞춤형 설계
단순히 전자레인지에 데우는 것을 넘어, 에어프라이어나 오븐 등 보급화된 스마트 가전에 최적화된 제품 설계도 눈길을 끈다.
신세계푸드의 ‘베키아에누보’ 냉동 샌드위치는 에어프라이어 조리에 최적화된 빵과 재료를 사용하여, 조리 시 갓 구운 듯한 바삭한 식감을 되살려냈다. 냉동 샌드위치는 눅눅하고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깨고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월 4만 개 이상 판매되는 등 ‘홈 브런치’의 질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미식 트렌드는 ‘가성비’를 넘어 개인의 취향과 건강, 미식의 즐거움까지 고려하는 ‘가심비’의 영역으로 진화했다”며 “앞으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개인의 건강 상태와 입맛을 분석하고, 이를 가장 완벽하게 구현해 줄 제품을 제안하는 초개인화 미식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blessoo@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