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쇼트트랙 기대주 김길리, 경기 전 예열
여자 500m 2조 편성, 韓 선수 중 가장 먼저 출발
혼성계주 2000m에서 첫 메달 다짐
“후회없이 멋지게 뛰겠다”

[스포츠서울 | 밀라노=김민규 기자] “감도 좋고, 몸도 괜찮다. 이제 내일 시험만 잘 치르면 된다.”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의 현재이자 미래 김길리(22·성남시청)가 올림픽 데뷔전을 하루 앞두고 담담하지만 단단한 각오를 내비쳤다.
김길리는 10일 오전(현지시간)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예선과 혼성계주 2000m에 연이어 출전한다. 한국 선수단의 본격적인 메달 레이스가 시작되는 날, 김길리는 가장 먼저 빙판에 선다.

9일 마지막 공식 훈련을 마친 후 만난 그는 “부상 없이 잘 마쳤고, 감도 매우 좋은 상태”라며 “컨디션을 하이 스피드에 맞춰 끌어올린 만큼 준비는 끝났다”고 말했다.
첫 올림픽이지만 긴장에 눌리기보다는 ‘준비된 긴장’을 안고 출발선에 선 모습이다. 김길리는 “처음 도착했을 때보다 경기 날이 가까워질수록 긴장이 더 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만큼 집중도 함께 올라오고 있다”고 밝혔다.

첫 개인전인 여자 500m 예선에서 김길리는 2조에 편성돼 캐나다의 강자 코트니 사로와 경쟁한다. 그는 “월드컵에서도 여러 번 함께 탔던 선수라 낯설지 않다”며 “앞조라 빙질이 좋은 것도 긍정적이다. 기록을 내기엔 좋은 조건”이라고 냉정하게 분석했다.
진짜 시험대는 혼성계주다. 대회 첫 메달이 걸린 종목이자, 대회 전체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경기다. 김길리는 “내가 신경 쓰는 부분은 선두와 최대한 붙어 가다가, 기회가 오면 과감히 추월하는 게 목표”라며 “첫 메달이 나올 수 있는 경기라서 흐름이 정말 중요하다.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쇼트트랙은 금메달 3개 이상을 목표로 한다. 전통의 강세 종목인 1500m와 계주뿐 아니라, 여자 500m와 남자 1000m에서도 ‘숙원’을 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여자 500m는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 이후 한국에 금메달이 없는 종목이다.
스피드와 스타트, 그리고 운용 능력이 모두 요구되는 이 종목에서 김길리는 새로운 가능성으로 평가받는다. 여자 500m에는 최민정, 김길리, 이소연이 출전한다. 첫날 성적에 따라 한국 쇼트트랙의 분위기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김길리는 스스로를 과장하지 않았다. 다만 준비한 만큼을 믿고 나간다. “후회없이 멋지게 뛰겠다”는 그의 시선은 이미 스타트 라인에 서 있다. 밀라노의 첫 빙판, 김길리의 올림픽 시험지가 펼쳐진다. km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