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세 맏언니 이소연, 생애 첫 올림픽 출전
3000m 계주에 더해 500m 개인전 출전
예선에서 킴 부탱 등 강자와 같은 조
“최대한 따라가서 3등 안에 들어가는 게 목표”

[스포츠서울 | 밀라노=김민규 기자] “그냥 계속 도전하다 보니 시간이 흘렀고, 그러다 여기까지 왔다.”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맏언니’ 이소연(33·스포츠토토)의 말에는 지난 10여년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겼다. 수없이 올림픽의 문 앞에서 돌아서야 했고, 늘 ‘바로 다음’에 이름이 머물렀다. 그러나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이소연은 마침내 출발선에 선다. 생애 첫 올림픽이다.
이소연은 10일 오전(현지시간)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예선에 출전한다. 3000m 계주 멤버로 올림픽 무대를 밟았지만, 개인전 500m 출전 기회까지 잡았다.
9일 공식 훈련이 끝난 후 만난 이소연은 “긴장도 되고, 기대도 된다. 좋은 경험을 하고 싶어서 집중해서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담담히 말했다. 상상 속 올림픽과 실제 무대의 차이를 묻자 “기대했던 만큼 설레고 긴장된다”며 웃었다.

이소연의 올림픽 도전은 우여곡절이 컸다. 그는 수차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아깝게 탈락했다. 태극마크와의 인연은 2012~2013시즌을 끝으로 끊겼고, 다시 대표팀 유니폼을 입기까지 무려 10년이 걸렸다. 태극마크를 되찾은 후 흐름이 달라졌다. 2024~2025시즌과 올림픽 시즌인 2025~2026시즌까지 연속으로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기량 상승의 비결을 묻자 그는 “기술도 바꾸고, 스케이팅 자세도 계속 수정했다”며 “나이가 들었다고 안주하지 않고 체형도, 움직임도 계속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열정을 잃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하던 대로만 하면 무뎌지기 마련인데, 계속 열정을 갖고 변화를 주면 기량이 다시 올라온다”고 강조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이소연은 여자 3000m 계주 멤버로 선발됐을 뿐 아니라, 개인전 여자 500m 출전 기회까지 얻었다. 그는 “개인전은 정말 생각도 못 했다. 긴장되지만 잘해보고 싶다”며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첫 개인전 무대부터 쉽지 않은 상대들이 기다린다. 이소연은 500m 예선 7조에서 킴 부탱(캐나다), 나탈리아 말리셰프스카(폴란드) 등 세계적인 단거리 강자들과 맞붙는다.

이소연은 “조 편성을 보고 계획을 짰다. 최대한 따라가서 3등 안에 들어가 보자는 생각”이라며 “초 기록도 있으니, 빠른 기록으로 버텨보겠다”고 말했다. 여자 500m는 각 조 상위 2명과 3위 중 기록 상위 4명이 준준결선에 오른다.
그에게 이번 올림픽은 결과 이전에 의미가 크다. 이소연은 “세계적인 강자들과 올림픽 무대에서 실전 레이스를 펼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좋은 경험”이라며 “재밌을 것 같고, 이번 올림픽은 여러 가지로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늘 문턱에서 멈췄던 선수, 그러나 끝내 포기하지 않았던 이름. 33세에 찾아온 첫 올림픽 무대에서 이소연은 기록보다 긴 시간을 증명하고자 한다. 밀라노의 빙판 위, 그의 레이스가 특별한 이유다. km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