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세리머니, 대표팀 원팀 증거

노시환이 전한 비행기 세리머니 ‘비하인드’

노시환 “이제 나만 잘하면 된다”

[스포츠서울 | 도쿄=박연준 기자] “처음엔 다들 부끄러워하더라. 그래도 우리가 하면 멋있지 않겠나 싶었다.(웃음)”

‘하나로 뭉친’ 팀이 된 대표팀이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선수들이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 때마다 약속이라도 한 듯 두 팔을 활짝 펴고 비행기 형상을 그린다. 류지현호를 관통하는 이른바 ‘비행기 세리머니’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대표팀은 사이판과 오키나와를 거쳐 오사카 평가전까지 치르며 조직력을 다졌다. 특히 지난 3일 오릭스전은 ‘세리머니 통일’의 시발점이었다. 지난 2일 한신전에서 홈런을 치고 평소 자신의 세리머니를 했던 김도영이다. 그런데 3일 한신전 스리런포를 터뜨린 뒤 두 팔을 벌려 날아올랐다. 마수걸이 홈런을 신고한 셰이 위트컴과 쐐기포를 날린 안현민 역시 똑같은 동작을 취했다. 바로 비행기 세리머니다.

이 아이디어의 주인공은 ‘거포’ 노시환(한화)이다. 창작자 노시환은 도쿄돔에서 만나 “동작이 커서 처음엔 다들 쑥스러워했다”면서도 “그래도 국가대표인 우리가 하면 멋있지 않았나. 야구 꿈나무들이 우리 모습을 보고 더 좋아해 줄 것 같아 강하게 밀어붙였는데, 이제는 다들 잘해준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동료들의 반응도 뜨겁다. 그는 “선택지가 내 제안밖에 없어서 다들 어쩔 수 없이 하는 것 같기도 하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낯을 가리던 (김)도영이도 막상 그라운드에 나가니 누구보다 열심히 비행기를 타더라. 특히 저마이 존스나 위트컴 같은 빅리거 동료들이 이 문화를 정말 좋아한다”고 전했다.

이제 남은 건 본인의 비행뿐이다. 평가전에서 다소 주춤했던 그다. “아직 나만 비행기를 못 탔다. 홈런을 치고 세리머니를 하는 게 그림이 제일 잘 살긴 하더라. 내 타격감이 안 좋더라도 수비에서나 어디에서든 팀 승리에 보탬이 되겠다. 진짜 시작이다. 나만 잘하면 된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개인적인 세리머니를 내려놓고 하나의 동작으로 뭉친 대표팀이다. 류지현호가 그만큼 ‘원팀’으로 단단해졌다는 증거. 역대 어느 대회보다 철저한 준비와 최상의 분위기를 자랑하는 대표팀이다. 도쿄의 밤하늘을 수놓을 ‘태극 비행기’가 과연 8강전이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로 향할 수 있을까.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