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전 1회말 결승 만루포 포함 5타점 대폭발

美 중계진도 “문샷(MOON SHOT)” 경탄

12년 만의 1차전 승리 이끈 일등 공신

7일 숙명인 한일전 조준 “연패 사슬 끊고 반드시 이길 것”

[스포츠서울 | 도쿄=박연준 기자] 도쿄돔의 밤하늘에 거대한 ‘보름달’이 떴다. LG의 보물에서 이제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의 보물로 거듭난 문보경(26)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무대에서 강렬한 ‘문샷(Moon Shot)’을 쏘아 올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문보경은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본선 1라운드 체코와 첫 경기에서 1회말 결승 만루 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5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한국 야구를 12년 동안 괴롭혔던 ‘1차전 잔혹사’를 끝낸 방망이 끝에는 문보경의 무서운 집중력이 담겨 있었다.

압권은 1회말 첫 타석이었다. 만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문보경은 상대 투수의 공을 힘껏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경기를 생중계하던 미국 FOX 스포츠 중계진은 타구가 비상하는 순간 “A MOON SHOT!(달을 향해 쐈다)”이라며 “정말 어마어마한 홈런”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야구에서 ‘문샷’은 달에 닿을 듯 높이 솟구친 대형 홈런을 의미하지만, 이날은 문보경의 성인 ‘문(Moon)’과 결합해 중의적인 찬사로 도쿄돔을 수놓았다.

경기 후 만난 문보경은 “첫 경기라 긴장을 많이 했다”며 수줍게 웃었다. 그는 “첫 타석부터 중요한 찬스가 와서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최소한 외야 플라이라도 치자는 마음으로 배트를 돌린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 때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산뜻한 첫 단추를 끼운 그 시선은 이제 7일 열릴 숙명의 한일전으로 향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위에 있다고 평가받는 일본이지만, 문보경의 사전에는 ‘위축’이라는 단어는 없었다.

“일본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포진한 강팀이고 나 역시 존경하는 선수들이 많다”면서도 “승부의 세계는 다르다. 꼭 이기고 싶은 상대다. 최근 한국 야구가 일본에 연패 중인데, 이번에는 반드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 승리의 기쁨을 팬들께 안겨드리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서울 잠실벌을 지배하던 그의 ‘보름달’이 이제는 도쿄를 넘어 세계를 향하고 있다. 1차전 승리의 영웅이 된 그가 7일 한일전에서도 다시 한번 결정적인 ‘문샷’으로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까.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