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지, 여성 최초 동계패럴림픽 금메달
바이애슬론 여자 개인 좌식 12.5㎞ 당당히 정상
“즐기는 자를 이길 수는 없다. 또 즐기겠다”
아직 4종목 남아, 다관왕도 가능해

[스포츠서울 | 코르티나=김동영 기자] ‘스마일리(Smiely)‘ 김윤지(20·BDH파라스)가 한층 더 환하게 웃었다. ’금빛 미소‘다. “즐기는 자를 이길 수는 없다”고 했다. ‘긍정 마인드’로 질주를 이어갔다. 결과는 찬란한 금메달이다.
김윤지는 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 바이애슬론 여자 개인 좌식 12.5㎞ 경기에서 38분00초01을 기록해 금메달을 수확했다.

환한 미소가 트레이드 마크다. 이날도 마찬가지다. 한층 밝은 표정이다. 당연했다. 그토록 원한 금메달을 땄다. 김윤지는 “뜻밖의 좋은 성적으로 금메달을 얻게 돼 기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여자 선수 최초 동계패럴림픽 금메달을 내가 딸 줄은 몰랐다. 내 소중한 금메달이 한국 장애인체육계에도 큰 의미가 있는 메달이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의 감정을 물었다. “순간 ‘1등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엄마가 가장 많이 생각났다. 또 계속 노력해주신 감독님, 코치님이 떠올랐다”고 전했다.

패럴림픽에 첫 출전에서 사고 제대로 쳤다. 한국 여자 선수 역대 최초의 동계패럴림픽 금메달이다. 새 역사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휠체어컬링 혼성 4인조의 일원으로 강미숙이 은메달을 목에 건 적은 있다. 개인 종목 메달은 김윤지가 최초다. 하물며 금빛이다.
남녀를 통틀어 한국 선수가 동계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2018년 평창 대회 신의현(BDH파라스)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신의현은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클래식 좌식 7.5㎞ 경기에서 정상에 선 바 있다.

김윤지는 기본적으로 세계적인 강자다. 파라 크로스컨트리 스키·파라 바이애슬론 월드컵에서 잇달아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이번 동계패럴림픽 최고 메달 기대주였다. 7일 스프린트 7.5㎞ 사격에서 총 10발 중 4발을 놓친 탓에 4위가 돼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두 번째는 달랐다. ‘금빛 질주’를 선보이면서 아쉬움을 풀었다. 이날 김윤지는 총 20발 중 단 두 발만 놓치며 ‘명사수’의 면모를 자랑했다.

그는 “전날 실수에 매몰되지 않고, 남은 경기에서 침착하게 쏘자는 생각을 했다. 코치님과 트레이너 선생님이 여유를 가지고 쏴도 된다고 말씀해주셨다. 전날 실수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가 됐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어제 경기에서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이 부럽기는 했다. 그들은 자격이 충분했다. 내가 사격에서 실수했기 때문이다. 다음 경기 더 잘 준비하자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이날 김윤지는 주행에서는 단연 앞서는 모습이었다. 두 번째 사격에서 5발 중 두 발을 놓쳤지만, 나머지 사대에서는 5발을 모두 명중했다.
김윤지는 “사격과 주행 모두 잘해야 메달 가능성이 있는 종목이 바이애슬론이다. 주행에서 어느 정도 템포를 지키면서 가고, 사격에서 여유를 가지고 하자는 전략이었다”며 “개인 종목은 한 발 놓칠 때마다 기록에 1분이 추가되기 때문에 한 발씩 신중히 쏴야 하는 종목이다. 그만큼 여유를 두려 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사격에서 실수가 나온 후에는 주변에서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트레이너 선생님과 코치님들이 ‘주행에서 어느 정도 여유가 있으니 침착하게 쏘면 된다’고 이야기해주셨다. 영점을 조절했다고도 이야기해주셨다. 내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3,4번째 사격에서 ‘만발’을 한 후 메달을 직감했다는 김윤지는 “색깔까지는 예상하지 못했지만 메달권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사격이 끝나고는 ‘됐다’고 생각했다”며 “마지막 바퀴를 도는데 코치님이 시간 차이를 이야기해주셨다. 마지막 사격에 들어가기 전과 후에 1위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떠올렸다.
언제나 웃는 얼굴로 ‘스마일리’라는 별명까지 얻은 김윤지는 또 한 번의 ‘금빛 미소’에 도전한다. 아직 4개 종목이 남았다. 일단 10일 크로스컨트리 스키 스프린트에서 다관왕에 도전한다.

만약 남은 경기에서 금메달을 추가하면 한국 장애인체육의 새 역사를 만든다. 단일 대회 다관왕은 ‘전설’ 신의현도 못 한 일이다.
김윤지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남은 경기도 즐기겠다. 크로스컨트리에 더 자신이 있다. 다관왕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할 수 있도록 컨디션을 잘 조절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raining99@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