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지, 여성 선수 최초 패럴림픽 금메달

‘살아있는 전설’ 옥사나 마스테서 제쳐

새로운 여제의 등장

아직 4종목 남아, ‘멀티 금메달’ 노린다

[스포츠서울 | 코르티나=김동영 기자] 첫 패럴림픽 출전에서 사고 제대로 쳤다. 동계패럴림픽 여자 선수 최초 개인 종목 메달 수확이라는 역사를 썼다. ‘스마일리(Smiely)’ 김윤지(20·BDH파라스)가 주인공이다.

김윤지는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 바이애슬론 여자 개인 좌식 12.5㎞ 경기에서 38분00초01을 기록해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본적으로 ‘강자’다.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포디움에 ‘밥 먹듯’ 올랐다. 패럴림픽은 또 다른 얘기다. 중압감이 상상을 초월한다. 여기서 활짝 웃었다. 한국 여자 선수가 동계패럴림픽 개인 종목에서 메달을 딴 것은 김윤지가 최초다.

그것도 금메달이다. 앞서 동계패럴림픽 금메달은 딱 한 번 나왔다. ‘평창 영웅’ 신의현(BDH파라스)이 2018 평창 대회에서 따낸 바 있다. 김윤지가 뒤를 이었다. 사상 첫 원정 패럴림픽 금메달이기도 하다.

한국은 2022년 베이징 대회에서 노메달에 그쳤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차원에서 김윤지 등 유망 선수 집중 육성에 나섰다. 그 결과물이 ‘금빛’으로 나왔다.

김윤지는 지난 7일 열린 여자 스프린트 7.5㎞에 먼저 나섰다. 4위다. 사격에서 실수가 나왔다. 그래도 ‘스마일리’답게 웃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가 됐다. 12.5㎞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섰다.

2006년 6월생 김윤지는 선천적 이분척추증 척수수막류를 안고 태어났다. 세 살 때 재활 목적으로 수영을 시작했다. 재능을 보이면서 초등학교 3학년 때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중학교 3학년 때인 2020년 노르딕스키에도 발을 들였다. 빠르게 성장해 2022년 태극마크를 달았다. 수영도 놓지 않았다. 하계는 수영, 동계는 스키다. 하계체전과 동계체전에서 모두 MVP에 오른 선수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만능’이다.

김윤지도, 대한장애인체육회도 이번 패럴림픽을 ‘승부처’로 봤다. 관건은 ‘살아있는 전설’ 옥사나 마스터스(미국)를 넘을 수 있느냐였다. 마스터스는 동·하계 패럴림픽에서 메달 20개(금10·은7·동3) 따낸 선수다. 김윤지도 “월드컵에서 이긴 적은 있지만, 완전히 넘어섰다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실력으로 증명했다. 일단 7.5㎞에서는 마스터스가 금메달을 따냈다. 12.5㎞는 달랐다. 사격에서 딱 두 발만 놓쳤다. 레이스는 원래 좋다. 기어이 마스터스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윤지는 4개 종목에 더 출전한다. 당장 10일 열리는 크로스컨트리에서 금맥을 또 캘 수 있다는 전망이다. 사상 첫 ‘멀티 금메달’이 된다. 새로운 여제가 기쁨을 뒤로 하고 다시 달린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