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지, 크로스컨트리 좌식 스프린트 은메달

바이애슬론 금메달 이어 은메달까지 추가

역대 최초 단일 대회 ‘금1·은1’ 역사

“의현삼촌이 길 열어준 덕분입니다”

[스포츠서울 | 테세로=김동영 기자] “저 2등 했어요.”

진짜 ‘스마일리’ 맞다. 선두를 달리다 2위로 마쳤다. 아쉬울 법도 한데 또 그렇지 않다. 환하게 웃었다. 은메달의 기쁨도 충분히 크다. 김윤지(20·BDH파라스)가 계속 역사를 쓰고 있다. 그리고 신의현(46·BDH파라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김윤지는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스프린트 좌식 결선에서 ‘전설’ 옥사나 마스터스(미국)의 뒤를 이어 3분10초1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8일 바이애슬론 여자 개인 12.5㎞에서 한국 여자 선수 최초의 동계패럴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이날 두 번째 금메달이 보이는 듯했다. 워낙 주행에 강하다. 사격도 없는 종목이다. 조건은 두루 괜찮았다.

예선은 가볍게 통과했고, 준결선에서는 압도적인 스피드를 뽐내며 전체 1위에 자리했다. 3분1초1 찍으며 마스터스보다 5초 이상 빨랐다. 마침 이날 할머니와 부모님, 남동생까지 가족들이 현장을 찾아 응원했다.

김윤지는 결선에서도 질주를 선보였다. 쭉쭉 치고 나갔다. 그러나 마스터스가 이를 악물었다. 마지막 오르막에서 1위로 올라섰다. 그렇게 김윤지의 메달 색깔이 은색이 됐다.

그래도 충분히 강렬한 결과다. 역대 동계패럴림픽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따낸 선수는 김윤지가 최초다. ‘평창 영웅’ 신의현이 2018 평창 대회 때 금메달 1개, 동메달 1개 딴 바 있다. 이를 넘어섰다.

레이스를 마친 후 김윤지를 만났다. “가족들이 ‘윤지야~!’ 외치는 게 들렸다. ‘이 경기장에 내 편이 있구나’ 싶었다. 든든했다”며 웃었다.

이어 “마스터스 선수가 주행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메달도 많이 딴 분이다. 대단한 선수다. 같이 경쟁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마지막 오르막에서 잡혔다. 아쉽기는 했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역대 처음으로 금1·은1 따낸 선수라고 하자 “와~” 하며 함성부터 질렀다. 그리고 신의현 얘기를 꺼냈다. “의현삼촌이 금메달 1개, 동메달 1개 따시지 않았나. 그걸 이어받은 것 같아서 너무 뿌듯하다. 삼촌이 길을 열어주셨기 때문에 후배들이 따라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좌식이기에 오롯이 상체와 팔의 힘으로만 달려야 한다. “비시즌 때 웨이트 병행하면서 파워 기르고 있다. 오르막 훈련도 많이 한다. 웨이트의 경우 삼두나 광배를 쓰는 운동을 많이 하면서 힘을 기른다”고 짚었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잇달아 장식하고 있다. 끝이 아니다. 크로스컨트리 여자 10㎞ 인터벌, 바이애슬론 여자 스프린트 추적, 크로스컨트리 여자 20㎞ 인터벌까지 3개 종목이 남았다. 메달을 더 딸 수 있다는 얘기다.

김윤지는 “장담은 못하겠지만, 내가 지금까지 해온 훈련이 있다. 해온 대로 실수 없이 마무리하면 남은 3개 종목도 좋은 성적 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며 활짝 웃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