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과정은 훌륭했지만, 결국 마무리가 아쉬웠다.

강원FC는 10일 일본 마치다에서 열린 마치다 젤비아와의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 2차전서 0-1 패배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1차전 홈 경기서 0-0 비긴 가운데 승리가 필요했던 강원은 다시 한번 무득점에 그치며 고배를 마셨다.

과정은 훌륭했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경기를 주도했고, 나아가 지배했다. 볼 점유율 61.5%를 기록할 정도로 일방적이었다. 마치다는 선제골을 넣은 후 수비로 돌아서며 선수비 후역습을 시도했다. 강원은 막판까지 공세를 펼치며 득점 기회를 노렸다.

비단 이 경기뿐 아니라 강원은 처음 참가하는 ACLE 무대에서 확실한 색깔을 선보이며 가능성, 경쟁력을 증명했다. 후방에서 짜임새 있게 올라가는 빌드업 시스템은 아시아에서도 정상급 수준이라는 것을 매 경기 보여줬다. 유기적인 전방 압박과 포지셔닝 플레이도 수준급이었다. 어떤 상대를 만나도 크게 밀리거나 고유 색깔을 잃어버리지 않았다. 정경호 감독은 포백과 스리백을 오가는 전술 변화를 통해 허를 찌르기도 했다. 경기 과정, 경기력 자체는 합격점이었다.

강원은 지난해 선수단 인건비로 약 93억원을 썼다. K리그1에서도 7위에 해당하는 저예산이다. ACLE에 참가하는 팀 중에서는 연봉이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조별리그를 통과해 16강에 오른 것만으로도 박수받을 만하다.

한 끗 차이. 문제는 마무리였다. 눈이 즐거운 패스 플레이로 상대 파이널 서드 지역으로 접근한 뒤 마지막 패스나 슛이 부정확해 올해 치른 ACLE 네 경기서 모두 무득점에 그쳤다. 결정적인 패스가 빗나가거나 슛이 허탈하게 골대를 외면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마치다전에서도 후반 초반 김대원이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득점하지 못하는 모습이 나왔다. 이런 찬스를 놓치면 승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강원이 ‘기적’을 완성하지 못한 주된 원인이었다.

정 감독은 강원을 공수에 걸쳐 짜임새 있는, 조직적인 팀으로 만들었다. K리그에서 몇 안 되는 자신만의 축구 스타일을 구축했다. 지난해 K리그1 5위, 코리아컵 4강 진출 등의 성과도 냈다.

2년 차에 접어든 정 감독은 새로운 과제를 받아서 들었다. 사실 마무리, 골 결정력의 경우 지도자보다 개인의 역량이 관건인 부분에 해당한다. 감독이 어찌하기 어려운 영역인데 정 감독은 선수에게 책임을 돌리기보다 득점하기 위한 디테일한 패턴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강원의 아시아 무대 도전은 끝났다. 이제 K리그1에 집중할 시점이 다가왔다. ACLE에서 무겁게 받아 든 과제를 해결해야 올해 성적도 기대할 수 있다. 축구는 결국 골을 넣어야 승리하는 스포츠다. 부실했던 결정력을 끌어올려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