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지 첫 패럴림픽에서 금2·은3 펄펄

마지막날 크로스컨트리 20㎞에서 금메달

첫 출전에서 당당히 1위

동계패럴림픽 최초 2관왕 ‘신화’

[스포츠서울 | 테세로=김동영 기자] 한국 장애인스포츠 간판으로 올라선 김윤지(20·BDH파라스)가 첫 패럴림픽 무대의 피날레를 ‘금빛’으로 장식하며 2관왕에 올랐다. 동계패럴림픽 역사상 첫 번째다.

김윤지는 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20㎞ 인터벌 스타트 좌식에서 58분23초3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우승 후 “장거리가 처음이라 훈련한대로, 훈련하듯이 탔다. 평창에서 50~60㎞까지도 타면서 장거리 훈련을 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 5번째 메달(금 2·은3)을 수확한 후 “메달 하나하나 무거운데 다 걸면 목이 아플 것 같다. 그래도 목을 튼튼하게 단련시켜서 괜찮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윤지가 실전에서 장거리인 20㎞를 달린 것은 이날 경기가 처음이었다. 이전까지 12.5㎞가 가장 긴 거리였다. 그래도 결과는 금이다. “정말 딸 줄 몰랐다. 어안이 벙벙하고, 신기하다”며 웃었다.

주변에서는 이미 5개 종목을 치른 김윤지가 한 번도 뛰어보지 않은 20㎞ 경기에 나서는 것을 만류했다. 자칫 부상 위험이 있을 수 있어서였다. 이날 날씨도 무척이나 좋지 않았다. 새벽부터 눈과 비로 설질이 질퍽해져 체력 소모가 극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윤지는 안정적인 주행을 펼치며 ‘살아있는 전설’ 옥사나 마스터스(미국)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김윤지는 “이번 패럴림픽에서 20㎞는 꼭 뛰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은 조금 편안한 마음으로 뛰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마룬파이브의 ‘선데이 모닝(Sunday Morning)’을 떠올렸단다. “오늘 일요일이더라. 선데이 모닝을 들은 것은 아니고 생각이 났다. ‘마침 딱 비가 오네’하면서 기분 좋게 경기장에 나왔다”며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날씨가 추워 눈이 안에서 언 것이 나에게 좋은 요소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김윤지의 부상을 우려했던 감독, 코치는 ‘조금이라도 아프면 그만둬도 된다’, ‘더 하려고도 하지 말고 그냥 풀리는대로 경기하라’고 당부했다.

김윤지도 자기 레이스를 펼쳤다. 순위도 몰랐다. “레이스가 끝날 때까지 1위인 것을 모르고 있었다. 중간에 한 번 전광판을 봤는데 1위여서 ‘잘못 봤나’ 했다. 결승선에 들어오고 코치님들 반응이 이상하더라. 전광판을 보니 1위여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바이애슬론 12.5㎞와 크로스컨트리 20㎞에서 금메달을 땄다. 둘 다 장거리다. “20㎞도 생각보다 괜찮다. 장거리가 체질인가보다. 힘들기는 한데 10㎞가 더 힘들었다”며 웃었다.

처음 나선 패럴림픽에서 김윤지는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를 수확하며 역사를 썼다. 한국 선수 최초로 동계패럴림픽에서 2관왕에 등극했고, 동·하계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통틀어 단일 대회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수확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만족은 없다. 이번 대회 단거리에서 마스터스에 거푸 밀렸던 김윤지는 ‘만능’을 향해 계속 전진한다. “운동선수는 만족하면 안 된다. 골고루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차근차근 보완해 육각형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