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조선우 기자]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
배가 출출하고 입이 심심할 때 과자처럼 부숴 먹는 생라면이 바로 그렇다. 한국인의 친숙한 간식인 생라면이 이제는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색다른 즐길 거리로 자리 잡고 있다. 그것도 세계 최고 권위의 영화제인 오스카 시상식 한복판에서 말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LA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라면을 생으로 즐기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주인공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의 공동 연출자인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이다.
지난해 넷플릭스 최고 흥행작으로 떠오른 케데헌은 이날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휩쓸며 2관왕에 올랐다. 영광의 자리에는 아펠한스 감독의 아내이자 한국계 화가인 마렌 구도 함께했다.
시상식 다음 날인 16일(현지시간), 마렌 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흥미로운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아펠한스 감독은 신라면 봉지를 들고 젓가락으로 부순 생라면을 집어 먹고 있다. 고급스러운 검은 턱시도와 강렬한 붉은색 라면 봉지의 대비가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해당 사진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며 케데헌 ‘오스카 먹방’이라는 키워드로 글로벌 화제를 모았다. 오스카 시상식에 깜짝 등장한 신라면을 본 네티즌과 영화 팬들은 “AI로 만든 이미지인 줄 알았다”, “이것이 진정한 K-스타일 축하 파티”, “완전 맛잘알(맛을 잘 아는 사람)이다”라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식품업계에서는 아펠한스 감독의 먹방이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작품의 세계관과 한국 라면에 대한 글로벌 관심을 동시에 끌어올린 성공적인 사례라고 평가한다. 특히 전 세계가 주목하는 시상식에서 자연스럽게 노출된 만큼, 향후 국내 식품업계의 해외 마케팅 전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인기 콘텐츠와 연계된 자연스러운 노출은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적고 바이럴 확산력도 매우 크다”며 “이번 오스카 해프닝은 K-라면이 끓여 먹는 것을 넘어, 색다른 일상 소비 방식으로까지 해외에 스며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말했다. blessoo@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