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이소영 기자] “기분이 좋으면서도 아쉬워요. 이 감을 잊고 싶지 않아요.”

세월 앞에 장사 없듯이, 개막전 앞에서는 베테랑의 연륜도 통하지 않는다. 시범경기 동안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SSG 최정(39)은 “이렇게 기분 좋은 날이 흔치 않다. 오늘이 개막이었으면 싶었다”며 정규시즌을 앞두고 속내를 털어놨다.

SSG는 17일 삼성과 시범경기에서 8-4로 승리했다. 전날 패배를 완벽하게 설욕했을 뿐 아니라, 시범경기 성적도 3승3패를 기록, 공동 4위에 올랐다. 최정은 2안타(1홈런) 1도루 4타점 경기를 펼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경기의 포문을 연 건 최정의 1회말 선제홈런이었다. 1사 1루에서 삼성 선발 이승민의 2구째 체인지업을 그대로 받아쳐 비거리 115m짜리 대형 아치를 그려냈다. 이어진 2회말에서도 적시타를 추가하며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경기 후 최정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타격 밸런스가 올라오고 있다는 걸 느꼈다”며 “첫 타석부터 안정감이 들었다. 결과로도 이어져 좋으면서도 아쉽기도 하다. 이 감을 잊고 싶지 않다. 오늘이 개막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어느덧 프로 데뷔 20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떨리는 건 매한가지다. 최정은 “개막이라는 타이틀 자체가 주는 긴장감이 있는 것 같다”면서 “오늘처럼 기분이 좋은 날이 많지 않다. 결과를 떠나 타구 방향성과 콘택트 등 스스로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동시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그는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하다”며 “(타격감이) 계속 좋을 순 없다. 만약 오늘이 개막전이었다면 기분 좋게 하루를 마감하고 다음 경기를 준비했을 거다. 그런데 이제 곧 시작이니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라고 부담감을 털어놨다.

지난시즌 부상에 발목이 잡힌 탓에 프로 데뷔 이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비시즌 동안 쉼 없이 달린 이유다. 최정은 “지금 몸 상태는 최상이다. 부상 후유증도 많이 없어졌다”며 “지난해엔 시범경기 때 방심하다가 다쳤다. 불상사 재발을 막기 위해 재활과 보강 훈련도 많이 했다. 개막전엔 무조건 나가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경계 대상은 단연 ‘부상’이다. 그는 “부상을 당하면 조심스러워지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말린 경우도 많았다”면서 “당시 TV로 개막전을 지켜봤는데, 차라리 경기에 나가서 야구를 못하는 게 오히려 마음이 더 편했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