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화전 2안타 2타점 2득점 맹활약

시범경기 타율 0.300 안정적 유지

1군 캠프 제외 시련 딛고 일어섰다

유격수 내려놓고 ‘1루수 전향’ 파격 변신 중

[스포츠서울 | 사직=박연준 기자] “죽기 살기로 하겠습니다.”

롯데 내야수 노진혁(37)의 목소리에는 비장함이 서려 있었다. 2023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50억 원이라는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으며 사직에 입성했지만, 지난시즌까지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에 ‘먹튀’라는 가혹한 비난이 쏟아졌고, 올 초에는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되는 수모까지 겪었다. 하지만 노진혁은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 시련을 정규시즌 반등을 위한 자양분으로 삼아 독하게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노진혁은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시범경기에서 2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12-6 대승에 힘을 보탰다. 이번 시범경기 타율 3할대를 유지하며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는 그는 수비에서도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 중이다. 전문인 유격수가 아닌 1루수 글러브를 끼고 실전 경험을 쌓고 있다.

경기 후 만난 그는 “새로운 포지션에 나가며 경험을 쌓는 중인데 타격과 병행하는 것이 생각보다 괜찮다. 기분 좋게 임하고 있다”며 밝은 미소를 보였다. 낯선 1루 수비에 대해서는 “타구가 반대 방향에서 오는 느낌이라 처음엔 어색했지만, 계속 의식하고 집중하다 보니 점차 적응되고 있다. 팀이 원하는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노진혁에게 이번 겨울은 유독 추웠다. 1군 캠프 합류 불발은 베테랑에게 큰 상처가 될 법했지만, 그는 2군 캠프에서 후배들과 땀을 흘리며 자신을 단련했다. “1군 캠프를 못 갔다고 해서 야구를 놓은 게 아니다. 2군에서 후배 야수들과 단합하며 똘똘 뭉쳤고, 훈련도 단 한 번 빠지지 않고 소화했다”며 “그 덕분에 지금 시합에 나갈 수 있는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 수 있었다”고 힘줘 말했다.

자신의 입지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객관화했다. 그는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 내 자리가 위태로울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끝까지 가봐야 아는 것”이라며 “기회가 주어질 때 죽기 살기로 해서 내 자리를 지켜내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롯데의 가파른 상승세에 대해서도 선참으로서 책임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금의 좋은 기운이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선참들이 기강을 꽉 잡고 시즌 끝까지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비난의 화살을 찬사로 바꾸는 방법은 오직 실력뿐이라는 것을 노진혁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50억 원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그리고 롯데의 가을야구를 위해 올시즌 활약을 약속했다. 노진혁의 값어치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