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엉덩이를 너무 빼도 문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9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밀턴 케인즈의 스타디움MK에서 끝난 코트디부아르와 A매치 평가전에서 보수적인 라인업을 꺼냈다. 김태현, 김민재, 조유민으로 구성된 스리백 위에 박진섭과 김진규 중앙 미드필더 조합을 배치했다. 김진규는 황인범 같은 플레이메이커 유형이고 박진섭은 수비형 미드필더에 가깝다. 센터백까지 겸하는 선수가 수비를 강화하기 위한 카드로 볼 수 있다.

냉정하게 실패한 조합이었다. 전반전 허리에서 주도권을 내주며 2실점했고, 공격의 완성도는 떨어졌다. 센터백이 세 명이기 때문에 공격 숫자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데 박진섭처럼 수비적인 유형의 미드필더까지 배치하니 허리, 중앙으로 이어지는 라인에서 한두 명의 개인기에 의존해 전진하는 형태가 계속 나왔다. 실질적으로 센터백 4명이 들어간 것처럼 느껴지는 조합이었다. 문제를 진단한 홍 감독도 전반전 종료 후 곧바로 박진섭을 빼고 백승호로 교체했다.

스리백은 결국 수비 강화를 위한 선택이다. 센터백 세 명을 후방에 배치하고 사이드백 두 명도 수비 상황에서 라인을 내려 5백 형태로 전환하기 때문에 수비 숫자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면 미드필더 두 명을 더 공격적인 선수로 활용해 전진 패스를 원활하게 가져가야 한다. 실제로 백승호가 들어간 뒤 1~2선으로 들어가는 패스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현대 축구에서 중앙 미드필더는 피지컬보다 기동력, 활동량 등을 가장 필요한 미덕으로 여긴다. 지난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파리생제르맹(PSG)의 비티냐, 주앙 네베스 등이 대표적이다. 두 선수는 단신에 왜소한 편이지만 공수 균형 잡힌 플레이를 구사한다. 경기 내내 부지런히 움직여 공간을 창출하고 중앙에서 다채롭게 공격을 끌고 나간다. 약속된 플레이로 한 명이 공간을 점유하면 다른 한 명이 패스를 배급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나간다.

현재 대표팀은 중앙 미드필더 쪽에서 동선 정리가 안 되는 모습이다. 한 명이 공을 잡으면 다른 한 명이 서서 바라보거나 무의미한 위치에 서 겹치는 경우도 자주 나왔다. 효율적인 축구와는 거리가 멀었다.

홍 감독이 3-4-3을 유지한다면 중앙 미드필더 조합에 관한 재고가 필요하다. 코트디부아르전처럼 너무 수비적으로 가면 이도 저도 아닌 축구를 할 가능성이 크다. 월드컵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려면 스리백 앞에서 더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조합을 고민해야 한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