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이소영 기자] “불펜 소모를 최대한 막아야 했는데…그러지 못해 아쉽다.”

개막 시리즈에서 2선발로 나선 SSG 김건우(24)는 승리를 거두고도 자책을 먼저 꺼냈다. 위기 상황에서도 자신의 공을 믿고 던지며 배짱투를 펼쳤지만, 이닝 소화력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SSG는 2026시즌 개막 2연전을 모두 잡았다. 1차전에서는 끝내기 승리를 거둔 데 이어 2차전에서는 타선과 마운드의 조화를 앞세워 KIA를 11-6으로 꺾었다. 이날 김건우는 5이닝 5안타 4삼진 2실점으로 제 몫을 해냈다.

경기 초반 대량 득점 지원을 등에 업은 김건우는 2회와 5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3회엔 선두타자 한준수에게 2루타를 맞고, 제리드 데일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4회엔 제구가 흔들리며 2실점을 허용했지만, 마지막 5회를 삼자범퇴로 정리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경기 후 김건우는 “개막 시리즈에 등판한 것 자체가 너무 영광”이라며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려고 했다. 야수 선배님들과 (조)형우, (고)명준이 등 동기들이 도와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즌 첫 승을 따냈는데도 아쉬움이 역력했다. “팀이 점수를 많이 내줬다. 다만 너무 잘 던지려고 하다 보니 막상 제구가 잘 안됐다”고 말문을 연 김건우는 “경기 전 전력분석 때도 주자를 쌓아두더라도 중심 타자에게 홈런만은 내주지 말고, 차라리 빠르게 승부하자고 했다. 그런데 가장 좋지 않은 상황이 여러 번 나왔다”며 멋쩍어했다.

위기를 버텨낸 원동력은 자신을 향한 믿음이었다. 그는 “나를 믿어야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다. 그래서 내 자신을 믿고 전력을 다해 투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형우가 리드를 잘 해줘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경기 전 이숭용 감독은 “본인 공만 던지면 충분히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기대에 부응한 셈이다.

이날 김건우는 총 95구를 던지며 개인 통산 한경기 최다 투구 수를 기록했다. “체력적으로는 힘들지 않았다”면서도 “이닝을 더 소화해서 불펜 소모를 최대한 막아야 했는데, 그러진 못한 점이 아쉽다”며 자신을 채찍질했다. 사령탑 역시 올시즌 ‘이닝 소화력’을 최대 변수로 꼽았다.

김광현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만큼 책임감이 막중하다. 김건우는 “감독님께서 2선발이라는 좋은 기회를 주셨다. 그에 맞게 내가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내 역할을 잘 수행해서 팀이 지난해보다 더 높은 곳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