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현장 5대 잡무’ 즉각 폐지 공약… “교사 정체성 회복이 우선”

학교 내 ‘폭탄 돌리기’ 갈등 종식… 교육청 차원 ‘광역 아웃소싱’으로 정면 돌파

[스포츠서울 | 김석재기자] “아이들 눈 맞출 시간에 우유팩 개수를 세고 미세먼지 수치를 보고하는 현실, 이것은 국가적 손실입니다.”

평교사로 시작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까지 역임하며 교육의 전 과정을 몸소 겪은 성기선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가 학교 현장의 고질적 병폐인 ‘행정 잡무’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성기선 예비후보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교사를 행정 말단 직원으로 만드는 ‘5대 잡무 즉각 폐지’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며, 무너진 공교육 현장을 구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성 예비후보가 지목한 폐지 대상은 교사들이 현장에서 가장 고통을 호소해온 비본질적 업무들이 포함됐다. ▲공기청정기 필터 관리 및 대장 작성 ▲정수기 수질 검사 및 점검 관리 ▲CCTV 관리 및 보안 업무 ▲미세먼지 수치 점검 및 보고 ▲초등학교 우유급식 지도 및 정산 등이다.

그는 “필터 교체 주기를 확인하는 일에 교사의 전문성이 낭비되는 현실을 끝내야 한다”며, 수업 준비 대신 행정에 매몰된 교사들을 다시 아이들 곁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단순한 업무 경감이 아니라, 벼랑 끝에 선 교사의 ‘교육적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한 긴급 처방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학교 현장은 잡무 주체를 놓고 교사, 행정직, 교육공무직 간의 갈등이 극심했다. 성 후보는 이를 ‘교육청의 무책임이 낳은 구조적 폭력’으로 규정했다. 명확한 기준 없이 업무를 학교로 던져놓아 구성원끼리 싸우게 방치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성 후보는 학교 내부의 업무 재배분이 아닌 ‘외부 아웃소싱’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냈다. 시설 관리나 급식 정산 등을 교육청 차원의 통합 계약을 통해 전문 업체에 위탁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학교 내부에서 누가 일을 맡을지 다툴 필요가 근본적으로 사라진다.

성 후보의 이번 공약은 교육 현장을 꿰뚫고 있는 전문가로서의 서사가 담겨 있다. 그는 “말뿐인 구호는 교사들에게 또 다른 짐이 될 뿐”이라며 실질적인 예산 방안과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행정 대개조’를 약속했다.

진보 진영 내 단일화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성 후보는 현장의 아픔을 가장 정확히 짚어내고 실무적 해법을 제시하는 ‘준비된 교육감’의 면모를 부각하며 정책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는 모양새다. 성 후보의 ‘행정 사슬 끊기’가 경기 교육 현장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지 교육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wawakim@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