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배우 위하준은 최근 7kg를 감량했다. 한동안 운동을 꾸준히 하며 몸을 만들었지만, 정작 ‘세이렌’에 들어갈 때는 반대로 덜어내는 쪽을 택했다. 차우석 캐릭터가 감정을 말보다 먼저 눈으로 보여줘야 하는 인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날렵해야 했다. 더 예민해 보여야 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위하준은 tvN 월화드라마 ‘세이렌’을 마친 소회를 차분히 풀어놨다.
“저는 분위기가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눈이라고 생각해요. 한동안 운동을 열심히 했는데 오히려 얼굴에 살이 붙고 눈이 조금 부어 보이더라고요. 차우석은 감정을 막 쏟아내는 인물이 아니잖아요. 상대를 꿰뚫어 보는 사람이고, 안으로는 늘 긴장하고 있는 사람이라 더 예민하고 날카로운 인상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외형만 바뀐 건 아니었다. 위하준은 이번 작품을 두고 “배우로서 공부가 많이 된 작품”이라고 했다. 차우석은 냉철한 조사관으로 출발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의 폭이 커진다.
동생의 죽음과 관련된 진실을 마주하고, 설아(박민영)를 향한 감정도 점점 더 복잡해진다. 위하준은 이 과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특히 눈물과 슬픔의 강도가 커지는 후반부에선 배우로서 숙제를 다시 만난 기분이었다고 했다.
“감정의 폭이 큰 인물을 연기하는 게 생각보다 더 어려웠어요. 특히 저는 눈물을 쉽게 흘리는 편이 아니라서 더 그랬고요. 후반부로 갈수록 애절한 감정, 슬픈 감정이 필요한 장면이 많았는데 ‘왜 이렇게 안 나오지’ 싶을 때도 있었어요. 여러 방법을 시도해 보면서 저 나름대로 많이 배웠어요.”

‘세이렌’은 장르적으로도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로맨스 스릴러라는 장르 자체가 감정과 긴장을 동시에 끌고 가야 하기 때문이다.
“‘오징어 게임’에서는 감정을 많이 갖추되 표현은 줄여야 하는 지점이 있었어요. 그래서 더 다양한 얼굴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죠. 그런데 차우석은 액션도 있고, 능청스러운 면도 있고, 냉철한 면도 있고, 멜로도 있잖아요. 한 인물 안에 여러 결이 있어서 배우로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박민영과의 호흡도 작품의 중요한 축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밀어내는 듯하면서도 강하게 끌리는 관계를 그려야 했다. 위하준은 박민영을 두고 “눈과 감정이 워낙 좋은 배우”라고 표현했다. 특히 멜로 장면에서는 감정선의 디테일을 많이 배웠다고 했다.
“누나가 워낙 눈과 감정이 좋아서, 후반부로 갈수록 애절해지고 절절해지는 감정에 저도 몰입이 잘 됐어요. 멜로 장면에서는 아이디어도 많이 주셨고요. 정확한 지점에서 감정이 올라오는 걸 보면서 신기하기도 했고, 많이 배웠어요.”
한동안 화제가 됐던 키스신 비하인드도 웃으며 돌아봤다. 박민영이 한 예능성 콘텐츠에서 “슛 들어가자마자 입술을 잡아먹더라”는 식으로 표현해 웃음을 안겼던 장면이다.
“그 장면은 제가 먼저 도발하고, 설아가 다시 도발하고, 제가 또 받아치는 흐름이었어요. 그런데 저는 키스신 경험이 많지 않아서 걱정이 더 컸어요. 누나가 현장에서 장난도 치면서 편하게 해주셨고, 저는 연기에 집중하려고 나름 열심히 했는데 재밌게 받아주신 것 같아요.”

작품을 마친 지금, 위하준은 오히려 더 다른 얼굴을 보여주고 싶다는 갈증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로코’를 여러 번 강조했다. 스릴러의 긴장을 지나, 로코의 온도로. 위하준이 다음에 보여줄 얼굴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로코를 정말 하고 싶어요. 스릴러나 복합 장르도 좋지만, 이제는 저라는 사람이 더 잘 보일 수 있는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장르적인 작품을 많이 하다 보니까 연기적으로 부딪히는 한계도 느끼게 되더라고요. 의상도 비슷하고, 말투도 일상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고요. 다음에는 좀 더 밝고, 편하게 볼 수 있고, 인간적인 면이나 허술한 면, 귀여운 면까지 느낄 수 있는 작품을 만나고 싶어요.” khd9987@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