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차트나 성적에 연연하면, 음악 하는 행복에서 멀어질 것 같아요. 이제는 제가 즐겁고 만족하는 음악을 하려고요.”
가수 김재환이 1년 9개월의 군백기를 마쳤다. 더욱 단단해진 얼굴로 돌아왔다. 그리고 22일 디지털 싱글 ‘지금 데리러 갈게’를 발표한다. 전역 후 처음 대중 앞에 내놓는 결과물이다. 군악대 복무를 거치며 보컬의 깊이는 한층 짙어졌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는 넓어졌다.
김재환은 최근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서 “전역 후 첫 앨범 발매라 많이 떨리고 설렌다. 이번에 확실히 제가 좋아하는 음악으로 나온 만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 “추운 날 2시간 기다려준 팬들…‘이제 내가 데리러 갈게’”
신곡 ‘지금 데리러 갈게’는 지친 순간에도 언제나 곁을 지키겠다는 위로의 메시지를 담은 록발라드 장르다. 김재환이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하고 기타 연주까지 소화했다. 이 곡의 모티브는 다름 아닌 지난해 12월 31일에 치러진 ‘전역식’이었다.
“전역 날 팬분들이 밖에서 1시간 반을 기다려주셨어요. 부대 문을 나설 때 늠름하게 걸어 나가려 했는데, 저도 모르게 두 팔을 벌리고 해맑게 웃으며 나갔죠. 그 장면을 떠올리며 곡을 썼어요. 나를 오래 기다려준 사람에게 ‘이제는 내가 데리러 갈게’라고 말하듯이, 지친 일상에 위로를 건네고 싶었습니다.”

과거에는 대중의 반응에 집착했다. 대중이 좋아할 만한 음악을 찾아다녔다. 사실상 불확실한 무언가에 집중한 셈이다. 이번 앨범은 철저히 ‘김재환의 만족도’에 초점을 맞췄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즐겨 듣던 이문세, 김광석부터 제이슨 므라즈, 그린데이, 그리고 최근의 J팝과 J록 밴드 음악까지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뿌리를 찾아 록발라드에 정착했다.
“지금까지는 리스너들을 많이 의식했어요. ‘이 곡을 하면 좋아하겠지?’라며 보여지는 것에 중점을 뒀죠. 하지만 이번엔 제가 좋아하고 만족해야 듣는 분들도 느낄 거라 생각했어요. 억지로 핸들링하려 고집부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대로 정직하게 음악을 하다 보면 선물 같은 순간이 찾아올 거라 믿습니다.”
◇ “군악대 순회공연은 야생…10명 앞이라도 노래할 수 있어 감사해”
아무리 편해졌다고 하지만, 군대는 군대다. 사회와 단절된 채로 지내야 한다는 건 고립감을 남긴다. 그 외로움과 헛헛함을 음악으로 해소했다. 워너원의 메인보컬 출신으로 이미 완성형 가창력을 인정받았던 김재환은 군복무 과정을 거치며 더욱 진화했다.

“군대 안에서의 공연은 그야말로 ‘야생’이었어요. 화려한 인이어나 음향 시설 없이 스피커 하나, 마이크 하나에 의지해 제 목소리를 뚫고 나오게 해야 했죠. 야외에서 계속 큰 소리를 내다보니 성대도 트이고 성량도 커졌어요. 관객의 차가운 리액션 속에서도 어떻게 마음을 사로잡을지 치열하게 고민했어요.”
무엇보다 큰 소득은 무대를 대하는 ‘태도’의 변화다.
“밖에서 공연할 때는 팬분들이 환호해 주시니 어쩌면 편안하게 노래했던 것 같아요. 군대에서 단 10명의 관객 앞에서 노래하며 ‘아, 밖에서 내가 불렀던 무대들이 정말 감사한 거였구나’를 뼈저리게 느꼈어요.”

◇ “우리 워너원이 지혜로워졌어요”
최근 김재환은 워너원 멤버들과 함께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촬영 중이다. 치열했던 20대 초반을 지나 어느덧 성숙한 20대 후반, 30대가 되어 만난 멤버들은 그에게 남다른 감회를 안겼다.
“분위기는 워너원 활동 때랑 똑같이 시끌벅적해요. 그런데 서로를 더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생겼더라고요. 예전에는 거침없이 자기 의견만 내기 바빴다면, 이제는 상대의 말을 들어주고 존중할 줄 알게 됐죠. 다들 현명해지고 지혜로워졌어요. 특히 (박)지훈이는 영화나 드라마가 잘 됐는데도 예전과 똑같이 겸손해서 칭찬해 주고 싶어요.” intellybeast@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