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동석 기자] 야구는 잔인하다. 완벽한 삼진을 잡아낸 환희의 순간, 팀의 운명을 책임지던 수호신의 팔꿈치는 비명을 질렀다. 유영찬의 피로골절은 단순한 부상을 넘어 2026년 LG 트윈스의 대권 가도에 던져진 가장 가혹한 질문이다.

◇ ‘피로골절’이라는 훈장의 역설

유영찬은 지난 시즌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팀의 통합 우승을 위해, 그리고 올 시즌 새로운 마무리로서의 중책을 다하기 위해 그는 매 순간 전력투구했다. 0.75라는 숫자는 그의 헌신이 만든 훈장이었지만, 동시에 팔꿈치가 견뎌온 과부하의 기록이기도 했다. 핀 고정술이라는 무거운 결론은 팬들에게 깊은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 “뎁스는 이름값이 아니다”… 누가 수호신의 옷을 입을 것인가

LG는 자타공인 ‘투수 뎁스’가 가장 두꺼운 팀이다. 하지만 유영찬이 주던 ‘안정감’까지 대체하기란 쉽지 않다. 장현식, 김진성 등 베테랑들의 어깨가 무거워졌고, 젊은 투수들에게는 이 위기가 인생을 바꿀 기회가 될 수 있다. 잇몸으로 버티는 단계를 넘어, 새로운 마무리 투수를 발굴해야 하는 엄중한 상황이다.

◇ 우승팀의 저력은 위기에서 증명된다

치리노스에 이어 유영찬까지, LG 마운드는 그야말로 초토화 상태다. 그러나 진정한 강팀은 악재 속에서 영웅을 탄생시킨다. 작년에도 그랬듯, LG가 이 대형 악재를 뚫고 상위권을 유지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왕조’를 향한 진정한 자격을 입증하는 길이 될 것이다. 유영찬의 수술이 LG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 ‘결집의 촉매제’가 될 수 있을지, 잠실의 시선은 이제 남겨진 투수들의 손끝으로 향하고 있다. white2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