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많이 본다는 사실은 반갑다. 그러나 제대로 돈을 내고 보는지는 다른 문제다. K드라마의 글로벌 인기가 가진 양면이다.

아이유와 변우석 주연의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은 아이유와 변우석의 조합, 입헌군주제 로맨스라는 설정을 앞세워 초반부터 흥행에 성공했다. 5회는 전국 10.6%를 기록했다.

그러나 인기가 국경을 넘자 또 다른 문제가 따라붙었다. 중국 내에서 공식 유통 경로가 제한된 상황에서도 리뷰와 별점이 쌓이며 불법 시청 정황이 제기된 것이다.

실제로 중국 내 K콘텐츠 불법 시청 논란은 반복되고 있다. 블랙핑크 지수와 서인국이 출연한 넷플릭스 로맨틱 코미디 시리즈 ‘월간남친’도 중국에서 불법 시청 논란이 불거졌다. 중국에서는 넷플릭스가 정식 서비스되지 않지만, 더우반에는 ‘월간남친’ 평점과 리뷰가 올라왔다.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도 비슷한 논란을 겪었다. 중국에서는 넷플릭스가 공식 서비스되지 않는데도 현지 리뷰 사이트에 반응이 쌓였다. 시즌1 때도 더우반 리뷰 페이지가 생성돼 논란이 된 바 있다. 특히 중국 OTT 텐센트비디오가 ‘흑백요리사’와 유사한 포맷의 요리 경연 예능을 선보이며 포맷 표절 논란까지 이어졌다.

‘오징어 게임’ 시즌3 역시 같은 문제를 피하지 못했다. 중국 내에서는 넷플릭스가 공식 서비스되지 않지만, 더우반에 ‘오징어 게임3’ 관련 리뷰와 별점 평가가 올라오며 불법 시청 논란이 제기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보호원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2024년 해외 K콘텐츠 불법 유통량은 4억1400만 건에 달했다. 해외 저작권 침해 사이트에서 K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15%에서 2024년 17.5%로 늘었다.

한 방송 관계자는 “K드라마의 해외 불법 시청은 작품의 인기가 높다는 방증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산업적으로는 명백한 손실이다. 콘텐츠가 화제가 되는 것과 제작사·플랫폼이 정당한 수익을 회수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짚었다.

드라마 한 편에는 배우와 작가, 감독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제작사, 플랫폼, 스태프, 해외 유통사, 광고, 후속 투자까지 연결돼 있다. 불법 스트리밍과 비공식 자막 유통은 이 구조를 우회한다. 인기는 커졌지만 수익은 새나가는 구조다.

또 다른 방송 관계지는 “불법 스트리밍은 단순한 무단 시청이 아니라 콘텐츠 유통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다. 불법 소비가 반복되면 제작사는 해외 인기를 체감해도 실제 매출로 전환하지 못한다. 결국 다음 작품의 투자 여력과 제작 환경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문체부는 해외 지식재산 보호를 위해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민간 협회·단체가 참여하는 해외지식재산보호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제9차 협의체에는 문체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외교부, 법무부, 경찰청 등 7개 중앙행정기관과 한국저작권보호원 등 공공기관, 민간 협회·단체가 참여했다.

그러나 단속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불법 사이트는 빠르게 주소를 바꾸고, 자막 파일은 커뮤니티를 타고 이동한다. 클라우드 저장소와 웹하드도 유통 통로가 된다.

한 OTT 업계 관계자는 “K콘텐츠는 공개 직후 번역 자막과 클립이 빠르게 퍼진다. 합법 서비스보다 불법 유통 속도가 빠른 지역도 있다.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공식 유통 속도와 접근성을 함께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해법은 두 갈래다. 하나는 저작권 침해에 대한 국제 공조와 단속 강화다. 다른 하나는 합법 유통의 속도와 접근성을 높이는 일이다. K드라마의 인기가 세계로 확장될수록, 이를 산업의 성과로 바꾸는 시스템도 함께 커져야 한다. 콘텐츠는 국경을 넘었지만, 수익은 아직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