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백승관 기자] 한국 직장인의 정신건강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리더십의 질’이 지목됐다. 기업 내 복지 제도나 근무 환경보다, 실제 조직을 이끄는 리더의 태도와 역량이 구성원의 심리적 안정과 업무 성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디지털 헬스 기업 TELUS Health(텔러스헬스)는 30일 ‘2026 텔러스 정신건강 지수(MHI)’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한국 직장인의 정신건강과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리더십, 세대·성별 부담, 그리고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격차를 꼽았다.
국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에 못 미치는 49%만이 자신의 관리자를 ‘인간적인 리더’로 평가했다. 반면 관리자의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고 인식한 집단은 워라밸이 악화됐다고 느낄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응답자의 66%는 지난 1년간 관리자 차원의 워라밸 지원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고 답했으며, ‘크게 개선됐다’는 응답은 2%에 그쳤다.
리더 자신이 느끼는 부담 역시 상당했다. 조사 결과 3명 중 1명은 리더 역할을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리더의 절반만이 직원의 정신건강 문제를 다룰 준비가 되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조직 내 압박이 리더를 통해 구성원에게 전이되는 구조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여성과 청년층에 부담이 집중되는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여성은 남성보다 역할과 책임에서 오는 압박을 느낄 가능성이 40% 더 높았으며, 40세 미만 응답자 역시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경우 향후 조직 내 리더십 인재 풀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제도와 실제 활용 간 괴리도 확인됐다. 응답자의 45%는 조직 내 웰빙 프로그램에 대해 관리자로부터 안내를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으며, 근로자지원프로그램(EAP)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는 응답은 22%에 불과했다. 제도가 존재하더라도 구성원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면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재정적 스트레스 역시 직장인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약 60%는 최근 2개월간 지출을 줄였다고 답했으며, 37%는 비상자금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정적 웰빙 지원을 ‘부족하다’고 평가한 집단의 정신건강 점수는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16점 낮았다.
텔러스헬스 한국지역 강민재 대표는 “이번 조사는 리더십의 질, 특정 집단에 집중된 부담, 그리고 지원 제도의 전달 방식이 한국 직장인의 정신건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이 세 요소를 균형 있게 개선하는 기업만이 조직 성과와 인재 확보, 장기적 회복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를 두고 “웰니스는 더 이상 선택적 복지가 아니라 조직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리더십 역량 강화와 내부 커뮤니케이션 구조 개선이 기업 경영의 주요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