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코미디 연기에서 배우 한선화의 존재감은 이제 독보적이다. 어느 정도 ‘경지’에 올랐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주특기이자 치트키인 코미디를 앞세워 영화 ‘교생실습’으로 다시 한 번 관객 앞에 선다.

‘교생실습’은 수능 귀신에 맞서 죽음의 모의고사를 치르게 된 열혈 MZ 교생 은경(한선화 분)과 흑마술 동아리 소녀들의 이야기를 그린 하이스쿨 호러블리 코미디다. 2024년 개봉한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의 후속편이자 김민하 감독의 차기작이다. 13일 CGV에서 단독 개봉을 앞두고 있다.

로그라인부터 심상치 않다. ‘수능 귀신’ ‘죽음의 모의고사’ ‘호러블리’까지 어느 하나 평범한 단어가 없다. 배우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법한 설정이다. 그래서 한선화는 먼저 연출을 맡은 김민하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최근 스포츠서울과 만난 한선화는 “대본이 굉장히 독특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연출 의도를 굉장히 명확하게 가지고 계셨다”며 “미팅을 하고 나니 처음 느꼈던 호기심이 자연스럽게 믿음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극 중 은경은 흑마술 동아리 소녀들을 지키는 스승이자, 400년 된 일본 요괴 이다이나시(유선호 분)에 맞서는 인물이다. 호러와 코미디가 뒤섞인 독특한 세계관 속에서 “개 쩌는데?” “뀨!” 같은 B급 감성 대사들이 쉴 틈 없이 튀어나온다. 관객에게는 유쾌한 웃음 포인트지만 이를 설득력 있게 풀어내는 건 온전히 배우의 몫이다.

“감독님이 그냥 제가 잘할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동안의 경험이나 필모그래피를 믿어주신 것 같아요. 독특한 세계관을 설득력 있게 표현해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저를 신뢰해주셨죠.”

김민하 감독이 시나리오 위에 자유롭게 펼쳐놓은 세계를 한선화는 차근차근 쌓아 올렸다. 동시에 코미디나 호러 등 하나의 장르에 치우치지 않도록 호흡을 조절하며 균형을 잡았다. 결과적으로 한선화를 믿었던 김민하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스스로 증명해낸 셈이다.

역시나 눈에 띄는 건 한선화의 코미디 연기다. 티빙 ‘술꾼도시여자들’을 시작으로 JTBC ‘놀아주는 여자’, 영화 ‘퍼스트 라이드’까지 이어진 코미디 필모그래피는 이제 확실한 무기가 됐다. ‘교생실습’ 역시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 탄생을 예고한다.

“코미디에 특별한 비결이 있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가장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해요. 사람을 웃긴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쓰기도 어렵고, 연기하기도 어렵고요. 그래서 더 많이 고민하게 되고, 그만큼 결과가 나오는 것 같아요.”

다만 이번 작품에서 예상치 못한 난관도 있었다. 바로 ‘MZ 교생’이라는 캐릭터다. 한선화는 “저는 실제로 약간 훈장님 같은 스타일”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요즘은 ‘님’이라는 호칭도 많이 쓰더라고요. 문화가 많이 달라졌다는 걸 느꼈어요. 저는 예전부터 예절을 중요하게 생각해왔는데, 요즘은 쿨한 분위기가 대세인 것 같아요. 저도 좀 더 쿨해지려고 노력해야겠어요.”

타이밍도 절묘하다. 최근 영화 ‘살목지’와 오컬트 호러 시리즈 ‘기리고’가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며 공포 장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호러의 외피를 두른 ‘교생실습’ 역시 자연스럽게 기대작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포물이 주목받는 시기에 저희 영화가 개봉하는 것만으로도 기뻐요. 저희는 정말 독보적인 장르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우리만의 색깔로, 우리만의 길을 가야 하지 않을까 싶고요. 재밌게 만들고 싶었던 감독님과 배우들의 마음이 관객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s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