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이소영 기자] “처음엔 살짝 스친 줄 알았는데, 장면 돌려서 보니까 안 맞았더라고요.”

9일 고척 키움전의 ‘화제 혹은 논란’은 10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발생했다. KT 우규민(41)이 김건희(22)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몸쪽 깊은 공이 옷깃에 스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당사자 역시 “처음엔 살짝 스친 줄 알았다. 상대가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길래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나중에 보니 안 맞았다”고 밝혔다.

선두 KT가 최하위 키움을 상대로 연이틀 고전했다. 주말 3연전 동안 승·무·패를 하나씩 나눠 가졌다. 연장 11회 접전 끝 6-6으로 비긴 2차전에서는 때아닌 논란도 터졌다. 10회말 2사 만루에서 우규민의 공이 키움 김건희의 유니폼을 스친 듯한 장면이 포착됐다. 결과적으론 상대 사령탑도 “안 맞았다”고 인정했고, 우규민도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끝내기 상황이었던 만큼 아쉬움도 컸다.

이날 KT는 키움과 4시간이 넘는 혈투를 펼쳤다. 10회초 추가 득점에 성공했지만 곧바로 동점을 허용했다. 1사 만루에서 마운드를 넘겨받은 우규민은 주성원의 땅볼 타구에 다리를 맞고도 침착하게 홈으로 송구하며 팀의 끝내기 패배를 막아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당시 상황을 돌아본 우규민은 “순간적으로 타구가 느리길래 맞거나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마침 굴절된 타구가 눈에 보였다. 평소 훈련했던 부분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맞는 순간 다음 투수가 준비할 시간을 벌어줘야 할 것 같았다”며 “생각보다 상태는 괜찮았는데 더 누워 있었다. 투수 코치님도 상태를 확인하시고 괜찮으면 그대로 있으라고 하셨다”며 뒷이야기를 전했다. 팀을 위한 베테랑의 투혼이었다.

다만 여파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우규민은 김건희에게 1·2구 연속 볼을 던졌다. 그는 “잠시 쉬고 나니 호흡이 돌아왔다”며 “타자들이 몸에 공을 맞는 느낌과 비슷했다. 조금 부은 정도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만약 결과가 안 좋았다면 핑계를 댈 수도 있었겠지만, 무조건 이닝을 마무리해야 했다”며 “비슷한 상황을 수도 없이 겪어봤기 때문에 밸런스를 더 빨리 찾을 수 있었다. 밀어내기만은 피해야 했고, 스트라이크를 넣자는 생각으로 승부했다”고 덧붙였다.

2구째엔 아찔했을 법도 하다. 우규민은 “몸쪽 승부를 생각하고 있었다. 워낙 타이트한 상황이라 가운데로만 몰리지 말자 싶었다”며 “생각보다 공이 깊숙하게 들어갔고, 나도 살짝 스친 줄 알았다. 그런데 대응하지 않길래 다행이라 싶었다. 이후 장면을 돌려보니 안 맞은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