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진천=김용일 기자] “식당 근무자도 모두 국가대표의 마음.”

진천국가대표선수촌의 ‘밥심’을 책임지는 조은영(38) 영양사와 김중현(41) 조리장은 이렇게 입을 모으며 미소 지었다. 이들의 진심은 최근 ‘제1호 식품안심업소 지정’이라는 유의미한 결실로도 이어졌다.

식약처는 지난달 15일 선수촌 구내식당을 제1호 집단급식소 식품안심업소로 지정했다. 식품안심업소는 식품접객업소 등의 위생 수준을 평가, 85점 이상인 업소를 지정하는 제도다. 일괄 지정한 집단급식소 식품안심업소는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수촌 2개소 등 직영 급식소 9개소와 위탁급식 업체(13개 사)가 운영하는 급식소 167개소다.

갈수록 고도화하는 종목별 시스템만큼 선수의 먹거리도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한 끼 식사가 아니다. 최상의 훈련과 경기력을 발휘할 에너지의 원천이다. 그만큼 위생 역시 엄격해지는데, 진천선수촌 식당이 ‘국가대표급’으로 공인받은 것이다.

조은영 영양사는 “대규모 인원이 식사하는 식당이어서 주방도 매우 크다. 위생적으로 관리해야 할 부분이 많다. 식재료 검수부터 1~3단계로 나눠 꼼꼼하게 한다. 그만큼 식재료의 퀄리티가 좋다”고 말했다. 김중현 조리장은 “적재 시스템도 세분화하고 있다. 과거엔 품목과 관련없이 (재료) 박스가 들어오면 같이 보관했는데 지금은 철저하게 나눈다. 달걀만 해도 판에 살모넬라균이 옮겨갈 수 있어 모두 빼서 별도 보관함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촌 식당이 가치를 인정받은 것과 관련해 조리사 등 직원을 먼저 언급했다. 김 조리장은 “과거 태릉선수촌과 비교해서 지방에 선수촌이 있기에 인력을 충원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만큼 현재 근무자가 온 힘을 쏟는다”고 말했다. 선수촌 하루 평균 이용 인원은 500여 명.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을 앞뒀을 땐 더 많다. 하루 평균 1500끼 이상을 공급한다. 그런데 영양사, 조리장, 조리사 등 10명의 정규직 근무자에 조리사(조리보조 포함), 조리원 등 계약직 근무자 40여 명이 책임진다. 그야말로 ‘일당백’으로 선수의 식사를 챙기고 있다.

조 영영사는 “위생 뿐 아니라 메뉴도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가끔 입촌한 선수는 대다수 맛있다고 하나, 장기간 지내는 분은 (메뉴가) 지겨울 수도 있다. 나 뿐 아니라 조리사 모두 신메뉴를 두고 늘 치열하게 연구하고 실험한다”고 했다. 김 조리장은 “메뉴를 정해도 대규모 인원의 평균적인 입맛을 잡는 게 쉽지 않다”며 “연령층이 다양하고 맛도 트렌드가 있지 않느냐. 공부도 많이 하고 유명한 식당도 가서 맛을 본다. 그래서 살을 뺄 수가 없다”고 웃었다.

지난 2009년 태릉선수촌 시절부터 태극마크를 단 양궁 국가대표 베테랑 김우진(청주시청)은 “17년째 대표 생활을 하고 있는데 선수로 훈련만큼 중요한 게 식단이다. 선수촌 식당은 갈수록 선수가 안심하고 좋은 영양소를 섭취하는 곳으로 인식된다.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위생 뿐 아니라 선수들이 세 끼를 먹으니 물릴 수 있는데, 늘 새롭고 맛있다. 많이 신경 써주시는 걸 느낀다”고 고마워했다.

선수촌 식당은 주요 메이저 대회를 앞둔 종목별 선수의 상황을 고려해 각종 보양식, 특식, 간식도 공급한다. 지난 동계올림픽을 앞두고는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 코치진이 출국 전 조 영양사에게 ‘맛있는 식사 덕분에 힘든 훈련을 버틸 수 있었다’는 편지를 남긴 적이 있다. 배드민턴 남자 복식 서승재-김원호는 체력 보강 과정에서 주먹밥을 요청해 받았다. 보란듯이 세계랭킹 1위 지위를 누리고 있다. 조 영양사는 “선수에게 힘이 될 음식을 제공하는 건 당연하다. 당장 맛, 영양도 중요하지만 선수에게 심리적으로 안정을 주는 효과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조리장은 “하루하루 전쟁처럼 살아가는 근무자 모두 합심해서 선수를 서포트한다. 우리 노력이 대한민국 체육 발전에 조금이라도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