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동언 기자] 배우 최불암의 가슴 아픈 어린 시절 이야기가 공개됐다. ‘국민 아버지’라는 수식어로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그가 실제로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떠나보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지난 12일 방송된 MBC ‘파하, 최불암입니다’에서는 최불암의 67년 연기 인생과 삶의 발자취가 조명됐다.

특히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오랜 시간 호흡을 맞췄던 배우 고두심이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과거 영상을 바라보며 “22년 동안 시아버지와 며느리로 함께 살아왔는, ‘최불암’ 하면 구수하고 투박한 질그릇 같은 아버지 이미지가 떠오른다”고 회상했다.

배우 유진 역시 최불암과의 특별한 기억을 전했다. 두 사람은 드라마 ‘진짜진짜 좋아해’에서 부녀 관계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유진은 “벌써 2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연기하면서 정말 딸이 된 듯한 기분을 느꼈다. 너무 인자하시고 모든 걸 품어주는 느낌이었다”고 떠올렸다.

최불암은 연기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깊은 울림을 남겼다. 그는 과거 미아 찾기 특별 생방송 ‘엄마 아빠 저 여기 있어요’ 진행을 맡으며 실종 아동 문제 해결에 힘을 보탰다.

당시 그는 방송을 통해 “단순 실종은 비교적 찾기 쉽지만 유괴와 관련된 경우는 매우 어렵다”며 “관련 기관들이 아이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프로그램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첫 방송에서만 40명이 넘는 아이들이 가족과 재회했고, 두 차례 방송을 통해 약 120명의 미아가 부모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한 전문가는 “실종 아동 문제를 단순한 가족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하게 만든 의미 있는 계기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늘 따뜻한 아버지 역할로 기억되는 최불암의 실제 삶에는 깊은 결핍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는 8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었다.

최불암의 부친 최철 씨는 일제강점기 당시 중국으로 건너가 가족과 떨어져 지냈고, 광복 이후 귀국해 영화 제작자로 활동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불암은 “아버지는 굉장히 거친 분이었다. 사람들은 ‘상해 호랑이’라고 불렀다”며 “해방 이후 잠시 함께 살았지만 아버지라고 불러본 기억이 손에 꼽을 정도”라고 털어놨다.

그는 자신이 수많은 작품에서 아버지 역할을 맡았던 이유에 대해서도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최불암은 “아마도 늘 그리운 아버지를 생각했는지 모른다”며 “그래서 아버지 역할은 무조건 했다”고 고백해 깊은 여운을 남겼다. hellboy32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