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레전드’ 아베 감독, 26일 자진 사퇴
딸 폭행 혐의→현행범 체포→석방
“요미우리 이름에 먹칠…정말 죄송하다”
장녀 “챗GPT 상담했을 뿐인데 경찰 출동”

[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챗GPT 안내를 받고 아동상담소에 전화했는데…”
현대 사회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인공지능(AI)이 일본프로야구(NPB)를 뒤흔들었다. 미성년자 딸 폭행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던 요미우리 아베 신노스케(47) 감독이 결국 고개를 숙이며 지휘봉을 내려놨다.
26일 요미우리는 전날 18세 딸 폭행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석방된 아베 감독의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아베 감독은 자매간 다툼을 말리던 과정에서 장녀가 말대꾸하자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했고, 딸의 옷깃을 잡고 넘어뜨렸다는 혐의를 받았다. 구단 측은 “과거 부녀 사이에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고 전했다.

파장이 커지자 구단은 곧바로 감독 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이날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베 감독은 “가족 문제로 야구팬과 프로야구 관계자 걱정과 피해를 끼쳤다”며 “전통 있는 요미우리 이름에 먹칠을 하게 됐다. 사죄드리고 싶은 마음뿐”이라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장녀 역시 부친을 감싸고 나섰다. 아베 감독의 만류에도 장문의 편지를 공개한 그는 “때리거나 발로 차는 일은 없었다”며 “상황을 과하게 설명해 사실과 다르게 전달된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아버지와 크게 다툰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며 “챗GPT에 상담했더니 익명으로 상담할 수 있는 아동상담소를 안내받았다”고 털어놨다.
공교롭게도 AI가 NPB 역사를 통째로 바꿔버린 셈이다. 장녀는 “경찰이 출동했을 때 가장 놀란 건 나 자신이었다”며 “가볍게 상담했을 뿐인데 의향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채 경찰 신고로 이어졌다. 아버지가 연행되는 모습을 보고 그 자리에서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부친을 향한 비난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장녀는 “스스로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 이미 아버지와는 화해한 상태”라며 “실제로 아버지는 매우 유쾌한 사람이다. 말장난을 주고받으며 웃기도 하고 함께 식사하는 등 평범한 가족처럼 지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를 포함한 가족이나 아버지를 SNS 등에서 비방과 신상털기 행위는 자제해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사태는 감독의 자진 사퇴로 일단락됐지만, AI에 관한 경각심도 함께 일깨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요미우리는 27일부터 홈구장 도쿄돔에서 소프트뱅크와 3연전을 치르는 가운데, 하시가미 히데키 수석 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나선다. 요미우리가 시즌 중 감독을 교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01년 요미우리에서 데뷔한 아베 감독은 19년 동안 한 팀에서만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다. 은퇴 후엔 2군 감독과 1군 코치를 거쳐 2024년부터 1군 사령탑을 맡았다. 부임 첫 해 팀을 4년 만의 리그 우승으로 이끈 데 이어 지난해 3위에 올랐고, 올시즌 역시 상위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었던 만큼 충격은 더욱 크다. ssho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