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헤리먼(미 유타주)=김용일 기자] ‘고지대 적응’을 최우선 화두로 두고 해발 1460m의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사전 캠프를 꾸린 축구대표팀 ‘홍명보호’는 27일(한국시간)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까지 가세하며 완전체에 다가섰다. 31일 아스널(잉글랜드)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치르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제외하고 최종 명단에 오른 25명이 모두 솔트레이크시티에 입성한 상태다.
이곳은 한국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1,2차전(체코·멕시코전)을 치르는 해발 1571m 고지대인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아크론 스타디움의 환경을 고려했다.
고지대는 공기 저항이 적어 볼의 속도와 회전에 영향을 준다. 선수의 피로도 이르게 온다.
체감하는 편차도 존재하고 사전 캠프 입성 시기도 제각각인 만큼 디테일한 관리가 필요하다. 실제 지난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선발대로 출국한 이동경(울산) 김문환(대전) 이기혁(강원) 등은 입성 초반 “아무렇지 않다”, “귀가 먹먹하고 힘들다” 등 서로 다른 반응을 보였다.
고지대 증상은 일반적으로 숨이 차거나 어지러움, 집중력 저하 등이다.
축구대표팀 수석주치의인 송준섭 박사는 28일(한국시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일반적으로 1500m 이상을 고지대라고 한다. 다만 일반인이 고지대로 인한 문제가 나타나는 건 대체로 2000m 부터”라며 “적응하는 데 최대 관건은 시간이다. 2~4주 정도면 적응하는 데, 대표팀은 그 시간 동안 훈련 뿐 아니라 체력을 극대화하며 적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 박사를 비롯해 의무팀은 태극전사의 이른 적응을 위해 하루 4차례 몸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아침 식사 전 수면시간, 산소포화도, 심박수 등을 본다. 훈련 전,후엔 체중을 확인, 2%이상 빠졌을 때 ‘탈수 위험’으로 간주한다. 이후 전해질을 신속하게 보충하고 있다. 또 저녁엔 훈련 후 선수가 느끼는 강도를 체크하는 RPE(자각적 운동 강도 등급)지표를 개인별로 조사해 분석한다.


태극전사가 모두 적응한 수준으로 나와도 방심할 수 없다. 솔트레이크시티는 사막성 고지대로 건조하고 큰 일교차를 지는 게 특징이다. 반면 ‘결전지’ 과달라하라는 산악성 고지대로 건기와 우기가 매우 뚜렷한데, 대회가 열리는 6월은 우기여서 습도가 높다. 같은 고지대여도 환경이 달라 선수가 회복하는 데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송 박사는 “과달라하라는 이곳보다 온도, 습도가 다 높기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대비해 냉욕과 온욕 등으로 관리한다”며 “강도 높게 운동한 뒤 냉욕하는 게 일반적인데 온욕을 시행하는 건 열 적응 차원이다. 운동 전,후로 높은 온도를 유지하면 몸에서 열쇼크 단백질을 생성해 분해 능력이 좋아진다. (과달라하라 고지대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1571m에서 본선을 치르는 만큼 굳이 강도 높은 고지대 훈련을 해야 하느냐고 반문한다. 송 박사는 최근 소속팀에서 고지대의 어려움을 먼저 체감한 ‘캡틴’ 손흥민(LAFC)의 사례를 들었다.
손흥민은 지난달과 이달 초 북중미 챔피언스컵을 통해 해발 2000m가 넘는 멕시코의 크루즈 아술(2160m), 톨루카(2680m) 원정 경기를 치렀다. 그는 “4강전(톨루카 원정)은 홈 팀 선수도 힘들어하더라. 경기 끝나고 데이터를 봤는데 동료들이 평소보다 많이 못 뛰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단순히 고지대 원정에서만 어려웠던 게 아니다. 두 경기 직후 4~5일 간격으로 LA로 돌아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홈 경기를 치렀는데, 손흥민 뿐 아니라 LAFC 전 선수의 몸이 무거웠다.
송 박사는 “2000m가 넘는 고지대에서 내려오면 적혈구 증가와 함께 피의 점도도 늘어난다. 그러면 근육에 젖산이 쌓여 피로 누적으로 이어진다. 순발력 등 당연히 경기력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그래서 고지대는 훈련이 중요하다. 손흥민의 멕시코 사례는 고지대 적응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kyi0486@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