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이가영 1R 공동 11위
더블보기에도 ‘4언더파 68타’ 기록
“티샷만 잡히면 더 올라간다” 각오

[스포츠서울 | 원주=김민규 기자] ‘디펜딩 챔피언’ 이가영(27·NH투자증권)이 아쉬움과 희망을 동시에 남겼다. 뼈아픈 더블보기 하나가 선두 경쟁을 가로막았지만, 경기 후반 보여준 집중력은 ‘타이틀 방어’ 가능성을 더욱 키웠다.
이가영은 5일 강원도 원주 성문안 컨트리클럽(파72·6615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5억원) 1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더블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기록했다. 공동 선두 양효진, 손예빈(이상 7언더파 65타)에게 3타 뒤진 공동 11위다.
순위만 놓고 보면 다소 아쉬울 수 있다. 그러나 마지막 4개 홀에서 버디 4개를 몰아친 집중력은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이날 승부처는 13번 홀(파4)이다. 티샷과 두 번째 샷이 연이어 페널티 구역으로 향하면서 순식간에 벌타 2개를 더해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한순간의 실수가 흐름을 바꿨다.
그러나 이가영은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들어 아이언 샷 감각을 되찾았고, 공격적인 플레이로 버디 기회를 만들어냈다. 특히 경기 막판 연속 버디 행진은 ‘디펜딩 챔피언’다운 저력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경기 후 이가영은 “초반에는 티샷이 잘 되지 않았다. 13번홀 더블보기가 나오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면서도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언 샷 감이 좋아졌고 찬스를 많이 만들 수 있었다. 끝나고 보니 언더파로 마무리해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디펜딩 챔피언’의 부담감도 없다고 했다. 그는 “좋은 기억이 있는 대회라 기분 좋게 출전했다”며 “타이틀 방어에 대한 생각보다는 편하고 즐겁게 플레이하려고 했다”고 했다.
이날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티샷이었다. 이가영은 “개인적으로 어려워하는 인코스 홀들이 있는데 대부분 페널티 구역이나 러프 위험이 있는 곳”이라며 “티샷이 페널티 구역으로 들어가면서 스코어를 잃었다”고 돌아봤다.
남은 라운드를 향한 자신감은 더 커졌다. 이가영은 “오늘은 출발은 좋지 않았지만 마무리가 정말 좋았다”며 “특히 마지막 네 홀에서 버디 4개를 기록하며 좋은 흐름으로 끝냈다. 현재 샷 감은 괜찮다고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티샷만 잘 풀린다면 훨씬 수월하게 코스를 공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남은 이틀의 핵심 과제는 역시 티샷이다. 그는 “티샷에 신경을 쓴다는 말은 상황에 따라 전략적인 선택을 하겠다는 의미”라며 “예를 들어 왼쪽에 페널티 구역이 있는 홀이라면 위험을 감수하고 드라이버를 잡을지, 아니면 거리가 조금 남더라도 안전하게 다른 클럽으로 페어웨이를 지킬지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 대회 정상에 올랐던 이가영은 누구보다 성문안CC를 잘 아는 선수다. 첫날 아쉬운 더블보기에도 불구하고 선두와 격차는 아직 3타에 불과하다.
타이틀 방어를 향한 디펜딩 챔피언의 추격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마지막 4개 홀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버디 감각이 남은 이틀에도 이어진다면 이가영은 다시 우승 경쟁의 중심에 설 수 있다. km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