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본사를 전격 방문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회동했다. 양사 수장은 로보틱스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등 미래 기술 핵심 라인업을 함께 점검하며, 전 세계 산업계의 화두인 ‘피지컬(물리적) AI’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8일 오후 1시 30분, 황 CEO는 메디슨 황 등 엔비디아 핵심 경영진과 함께 현대차 양재사옥 동관 출입구에 도착했다. 현장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부회장, 박민우 사장, 김흥수 부사장 등 그룹 최고경영진이 총출동해 황 CEO 일행을 직접 영접했다. 황 CEO가 동관 정문을 통과하자 로비 우측편에 운집해 있던 수많은 임직원들이 뜨거운 환호성과 호응으로 맞이했으며, 황 CEO와 정 회장은 직원들의 사인 요청과 사진 촬영 요구에 일일이 응하며 유쾌한 소통 행보를 보였다. 정 회장 역시 직원들과 함께 다정하게 셀카를 촬영하며 현장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 수소·헤리티지부터 첨단 로보틱스까지… 로비 투어 내내 “어메이징” 연발

두 글로벌 거두는 사옥 로비 입구를 시작으로 수소충전로봇, 헤리티지 전시, 관수로봇, 스팟, PV5, 아고라 모베드로 이어지는 동선을 따라 약 30분간 전시물 투어를 진행했다. 먼저 동관 앞에 전시된 수소전기차 넥쏘와 ‘자동수소충전로봇’을 관람한 뒤, 이들은 현대차 최초의 독자 모델 승용차 ‘포니’와 기아의 역사적 3륜 자동차 ‘T600’이 마련된 헤리티지 전시 공간으로 이동했다. 황 CEO는 포니를 가리키며 “현대 브랜드의 첫 차”라며 엄지를 치켜세웠고, 정 회장은 기아 T600의 역사적 배경을 상세히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관수로봇 전시물 관람을 위해 이동하는 와중에도 직원들의 환호성이 끊이지 않자, 황 CEO는 사인과 사진 촬영에 일일이 응했다. 이때 황 CEO가 정 회장에게 직접 펜을 건넸고, 정 회장 또한 환하게 웃으며 직원들에게 같이 사인을 해주는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 식물에 물을 주는 ‘관수로봇’ 전시물 앞에 멈춰 선 황 CEO가 물탱크 용량을 묻자 정 회장이 “40L”라고 설명했고, 황 CEO는 “신기하다”며 깊은 관심을 표했다.
특히 양재사옥에서 실제 보안 및 순찰용으로 활약 중인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과의 조우는 로비 투어의 백미였다. 스팟이 영어로 “안녕하세요. 현대자동차그룹 본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출입증을 주시면 확인하겠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자, 황 CEO는 위트 있게 “그럼 제 신용카드를 드릴게요”라고 응수해 현장에 모인 이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정 회장은 황 CEO를 기아의 차세대 다목적 모빌리티 ‘PV5’ 전시 차량으로 안내했다. 고객의 니즈에 따라 사양을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는 다목적 모빌리티라는 강점을 설명하자, 황 CEO는 외관을 보며 “첫인상이 귀엽다”고 반응한 뒤 직접 운전석에 앉아 운전하는 듯한 포즈를 취하고 차량 내부 곳곳을 세밀하게 살펴봤다.
◇ “다음 AI 물결은 피지컬 AI… 지금은 현대차의 시간” 역대급 찬사

마지막으로 로비 가운데 계단형 광장 형태의 공간인 ‘아고라’로 이동한 이들은 평행을 유지하며 방지턱을 지날 수 있는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의 시연을 관람했다. 바퀴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 평행을 유지하는 기술력을 지켜본 황 CEO는 “디자인이 귀엽고 정말 유용할 것 같다”며 “이런 기술을 오프로드 차량에 적용하면 아주 좋을 것 같다. 더 큰 버전이 나오면 오프로드에서 대단할 것이며 엄청 재미있겠다”고 호평했다.
로비 투어 내내 “대단하다(Amazing)”, “아름답다(Beautiful)”를 연발한 황 CEO는 정 회장의 제안으로 마이크를 잡고 현장에 가득 운집한 임직원들을 향해 약 2분간 즉석 스피치를 진행했다.
황 CEO는 연설에서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 매우 기쁘고 따뜻하게 맞이해 준 환대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현대차는 모빌리티 분야의 거인이자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기업”이라며 “오늘 우리는 AI와 현대차의 모빌리티 전문성을 결합해 미래를 변화시키고, 동시에 로보틱스의 미래를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특히 “AI의 다음 물결은 모빌리티와 피지컬 AI이며 이것이 바로 미래”라고 단언하며, “지금이 바로 현대차의 시간이며 여러분이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전문성이 AI와 결합하는 순간 폭발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의 독특한 문화인 ‘PC방’을 유쾌하게 언급하며 “단순한 PC방이 아니라, 미래의 거대한 ‘AI 뱅(빅뱅)’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재치 있는 비유를 던져 임직원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정의선 회장에 대한 깊은 유대감과 존경심도 표했다. 황 CEO는 “여러분의 CEO와 매우 가까운 친구가 돼 기쁘다. 그는 오랜 세월에 걸쳐 구축된 이 놀라운 회사를 지키고 이끄는 훌륭한 관리자이자 리더”라며 “엔비디아는 현대차를 사랑한다”고 연설을 마무리했다. 기습 스피치를 마친 황 CEO와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뜨거운 환호 속에서 곧바로 비공개 면담장으로 이동해 양사 간 첨단 기술 협력 고도화를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했다. socool@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