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맷 데이비슨과 작별 선택
구단, 올시즌 기대 못 미친 성적에 변화 결정
마지막 ‘고별전’, 눈물바다 된 창원NC파크
선수단, ‘홈런왕’ 데이비슨 눈물로 배웅
“가족과 함께 꼭 다시 창원 찾겠다”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마저 냉정할 수는 없었다. 2024년 46홈런으로 창원을 뜨겁게 달궜던 ‘홈런왕’ 맷 데이비슨(35)이 NC 유니폼을 벗는 마지막 날. 창원NC파크는 승리의 함성보다 눈물이 먼저 흘렀다.
NC는 2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키움과 홈경기에서 11-4 대역전승을 거뒀다. 그러나 이날의 진짜 주인공은 승리가 아니라 데이비슨이다. 2024시즌 KBO리그 홈런왕에 올랐던 그는 이날을 끝으로 NC와 작별했다.
구단은 올시즌 기대에 미치지 못한 공격력을 보인 데이비슨 대신 새로운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기로 결정했고, 하루 전인 25일 이별을 통보했다. 갑작스러운 소식이었지만 데이비슨은 마지막까지 프로다웠다. 경기 전 그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 뛰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이호준 감독도 그를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데이비슨은 마지막 경기마저 자신의 방식으로 장식했다. 4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 NC가 6회 대거 6점을 뽑으며 경기를 뒤집는 과정에서 중심에 섰고, 8회에는 좌전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그 순간 그는 1루 베이스 위에서 홈 관중석을 향해 오른손을 들어 천천히 흔들었다. 말없이 고개를 숙인 마지막 인사였다. 팬들도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진짜 이별은 마지막 수비에서 찾아왔다. 9회초 데이비슨은 평소처럼 1루를 지켰다. 그러나 NC 더그아웃은 이미 눈물바다였다. 특히 박건우가 오열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경기 도중부터 연신 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주장 박민우 역시 눈시울이 붉어진 채 경기를 마무리했다. 데이비슨도 끝내 눈물을 찾지 못한 채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함께했다.

경기가 끝나자 선수들은 하나둘 내야로 달려와 데이비슨을 끌어안았다. 승리의 세리머니가 아니라 이별의 포옹이었다. 데이비슨 역시 끝내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승리 후 데이비슨은 “3년 가까이 함께한 동료들과 헤어진다는 생각에 정말 슬펐다”며 ”나뿐 아니라 가족들까지 사랑해주신 팬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당분간 가족들과 휴식을 취할 예정이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가족들과 함께 다시 창원을 찾고 싶다“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사령탑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호준 감독은 “데이비슨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팀을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준 프로다운 자세에 감사한다. 앞으로도 진심으로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안방마님 김형준은 “오늘이 데이비슨의 마지막 경기였는데 팀이 승리해서 다행이다. 갑작스러운 이별이라 마음이 아프다”면서 “함께 야구하며 좋았던 순간도 많았고 고마운 것도 많았다. 좋은 동료이자 좋은 선배가 되어줘서 고맙다. 앞으로의 인생도 진심으로 응원하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데이비슨은 NC에서 세 시즌을 함께했다. 비록 올시즌 중간 이별이 찾아왔으나 그가 남긴 업적만큼은 KBO리그에 ‘영원히’ 남는다. 데이비슨은 2024년 46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홈런왕에 오르는 등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활약했다.

다만, 시간이 흐르며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결국 구단은 변화를 선택했다. 냉정한 결정이었다. 그래도 마지막 하루만큼은 성적도, 기록도 중요하지 않았다. 승리를 안겨주고 떠난 외국인 타자, 그리고 그를 보내며 함께 눈물 흘린 동료들까지.
프로는 계약으로 만나지만, 함께한 시간 속에서 진정한 동료애가 만들어진다. 데이비슨의 고별전이 그랬다. 동료애가 무엇인지 가장 선명하게 보여줬다. km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