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 제9대 KOVO 총재 선임
55년간 이어온 ‘배구 사랑’…배구계 전체로 확산
유소년 육성 시스템 개선 등 과제 산적
침체된 배구에 새 활력 불어넣을지 기대감 UP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55년 동안 한 종목을 묵묵히 지켜온 기업이 있다. 한국 여자배구 역사와 함께한 태광그룹이다. 이제 오랜 배구 사랑이 한 구단을 넘어 한국 배구 전체를 향한다.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이 한국배구연맹(KOVO) 제9대 총재에 선임되면서 침체된 한국 배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오는 7월부터 2029년 7월까지 3년간 KOVO를 이끌게 된 이 회장은 프로배구는 물론, 유소년 육성과 저변 확대까지 아우르는 변화의 중심에 섰다.
태광그룹과 배구의 인연은 반세기를 훌쩍 넘는다. 1971년 태광산업 여자배구단 창단을 시작으로 현재의 흥국생명까지 55년 동안 한결같이 배구단을 운영해왔다. 국내 기업 가운데 이처럼 오랜 기간 배구를 지원한 사례는 손에 꼽힌다.
이 같은 ‘배구 사랑’은 대를 이어 이어졌다. 이 회장의 부친인 고(故) 이임용 회장도 한국실업배구연맹 회장을 맡아 한국 배구 발전에 힘을 보탰다. 현재 이호진 회장은 흥국생명 배구단 구단주이자, 학교법인 일주세화학원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프로와 아마추어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행보는 단순한 구단 운영을 넘어 배구 생태계 전반으로 시선을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최근 흥국생명과 일주세화학원이 함께 마련한 유소년 배구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흥국생명의 요시하라 도모코 감독과 김수지, 표승주, 정호영 등 주축 선수들이 직접 세화여중·세화여고를 찾아 학생 선수들의 기본기부터 경기 운영, 프로 선수의 자세까지 세심하게 지도했다.
현장을 찾은 이 회장은 “프로 감독과 선수들에게 직접 배우는 기회가 흔치 않은 만큼 학생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길 바란다”며 유소년 육성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프로리그의 경쟁력은 결국 건강한 유소년 시스템에서 나온다는 철학을 직접 행동을 보여준 셈이다. KOVO의 새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행보다.
한국 배구는 최근 적지 않은 과제를 안고 있다. 국제 경쟁력 회복은 물론 관중 확대와 마케팅 강화, 지역 연고 활성화, 유소년 육성 시스템 개선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여기에 여자부 일부 구단의 운영 불안까지 겹치면서 리그의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 경영 경험과 오랜 배구 운영 노하우를 동시에 갖춘 이 신임 총재의 역할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린다. 무엇보다 배구를 단순한 기업 홍보 수단이 아닌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할 스포츠 문화’로 바라봐 온 점은 가장 큰 강점이다.
한국 배구는 새로운 전환점 앞에 서 있다. 55년 동안 이어진 태광그룹의 배구 DNA가 이제 흥국생명을 넘어 한국 배구 전체로 확산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m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