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타격 부진 겪는 두산 박찬호
적잖은 부담으로 다가온 ‘FA 계약’
박찬호 “계약하면 편할 줄 알았는데…”
“팀 승리에 중요한 역할 하고 싶다”

[스포츠서울 | 잠실=강윤식 기자] “계약하면 마음 편하게 야구 할 줄 알았다.”
지난 스토브리그 1호 프리에이전트(FA) 계약자다. 포문을 여는 계약답게 규모도 대단했다. 당연히 많은 기대를 받았다. 일단 시즌 시작 후 타격 쪽에서 애를 먹고 있다. 본인도 이래저래 스트레스가 많다. 팀에 도움을 주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두산 박찬호(31) 얘기다.
지난 비시즌 기간. 아시아쿼터 도입, 2차 드래프트 등으로 인해 FA 계약 소식이 예년보다 늦었다. 시간이 흘러 첫 계약자 박찬호가 나왔다. 4년 최대 80억원(계약금 50억·연봉 총 28억·인센티브 2억) 규모로 두산에 왔다. 사실상 전액 보장에 가까운 조건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박찬호 책임감도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겨울에 후배들과 함께 일본으로 가 개인 훈련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후배들의 체류비 등을 지원해주기도 했다. 스프링캠프에서도 타격 폼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했다. 모두 ‘더 잘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개막 직후 4월까지는 좋았다. 3할 타율을 넘겼고, 최대 강점인 수비는 말할 것도 없었다. 문제는 5월이다. 타격 페이스가 확 떨어졌다. 5월 타율이 0.226에 머물렀다. 6월 들어와서도 확실히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안타가 나오지 않는 건 아니지만, 흐름이 쭉 이어지질 못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박찬호도 마음고생을 적잖이 했다. 그는 “사실 FA 계약 전까지는 계약하면 마음 편하게 야구 할 줄 알았다. 정말 행복하게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즐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며 “오히려 스트레스가 더 심하다. 옛날 선배들 말이 틀린 게 없더라. 막상 그 상황이 되니까 말로 할 수 없는 부담감, 압박감이 많이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가족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크다. 박찬호는 “와이프 얘기만 하면 감정이 올라온다. 내 딴엔 집 갈 때 모든 걸 털어놓고 들어간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와이프도 야구를 다 챙겨보지 않나. 눈치 보는 게 느껴져서 너무 속상했다. 내가 못 해서 와이프도 주눅 드니까 미안했다”고 말했다.

달리 방법이 없다. 결국 스스로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 본인이 누구보다 잘 안다. 다만 거창한 개인 목표를 말하기보다는 팀에 도움을 주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 박찬호는 “그냥 팀이 이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싶다. 요소요소에 그런 역할 하면서 스탯보다 빛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지난시즌 두산은 내야 교통정리에 애를 먹었다. 박찬호 영입으로 중심을 잡아줄 이를 단숨에 찾았다. 수비에서는 확실히 존재감을 보여준다. 타격이 아쉽다면 아쉬웠다. 반등을 위한 본인 의지는 넘친다. 묵묵히 노력하며 가치를 증명할 때를 기다리는 중이다. skywalker@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