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그야말로 ‘괴력’이다. 홈런 부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가 전반기 최종전이 열린 16일 포항 구장에서 시즌 30호 홈런 아치를 그렸다. 홈런 2위로 박병호의 뒤를 쫓고 있는 NC 다이노스의 에릭 테임즈(28개)와의 격차도 2개로 늘리며, 한국프로야구 최초로 4년 연속 홈런왕의 가능성도 더욱 밝혔다.
이날 홈런을 통해 박병호는 2012년(31개), 2013년(37개), 2014년(52개)에 이어 역대 3번째로 4년 연속 30홈런 고지를 밟는 영광을 누렸다. 그러나 무엇보다 대단한 기록은 역대 최초로 2년 연속 전반기 30홈런을 달성한 점이다. 전반기 피날레를 자축하는 박병호의 통쾌한 홈런과 그의 홈런을 유난히 화끈한(?) 환대로 반기는 덕아웃의 모습을 확인해보자.
포항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듬직한 뒷모습의 박병호. 포항 구장에서 진행된 삼성과의 주중 3연전 1,2차전에서 이미 연속 경기 홈런을 쏘아올린 터다.
그리고 이어진 전반기 최종전, 연속 경기 홈런의 기세를 몰아 박병호는 과연 어떤 피날레를 보여줄 것인가.
4-4로 팽팽하게 맞선 4회. 두번째 타석을 맞은 박병호의 배트가 호쾌하게 돌아간다.
상체를 뒤로 젖히는 특유의 타격 자세. 배트에서 튕겨나간 타구의 방향을 확인하느라, 포수와 주심의 고개도 뒤로 젖혀지는데...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듯, 박병호는 배트를 쥔 채로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주루 코치의 환대 속에 그라운드를 도는 박병호. 마운드의 클로이드는 믿겨지지 않는 듯 외야 담장을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어쩔 수 없다는 체념으로 고개를 숙이고 만다.
경쾌한 걸음으로 그라운드를 돌던 박병호는 어느새 3루를 스치며 최만호 코치와 하이파이브!
홈베이스에 발도장을 찍으며 역대 최초로 2년 연속 전반기 30호 홈런 기록 완성!
그리고... 30 홈런 타자의 귀환에 손을 내밀며 환호하는 덕아웃의 동료들!
그런데... 왠걸? 손을 부딪치기도 전에 뒤통수를 가격하는 묵직함이란?
앞길을 덤불처럼 막는 손바닥들을 헤치는 동안, 계속이어지는 헤드샷?
왼쪽에 이어 이젠 오른쪽에서도?
숨 돌릴 틈 없이 여기저기에서 마구 쏟아지는 헬멧 강타!
그 중에 누군가의 주먹이 뒤통수를 덥치는 듯한 불안감?
‘아이쿠’ 손바닥이 아닌 주먹 세례에 박병호도 눈을 찡긋하고 마는데...
심지어 이제는 손끝으로 뒤통수를 밀기까지?
그 중에 박병호의 옆통수를 제대로 가격하는 손바닥!
다름아닌 후배 문성현!
‘아...무섭다! 무서워!’ 환희에 찬 얼굴이 서서히 일그러지기 시작하는데...
무시무시한(?) 손바닥 덤불도 이젠 두 개만 남았다?
긴 터널을 헤치고 나온 듯 지친 표정의 홈런 타자!
그러나 아쉽게도, 박병호의 홈런 이후 넥센은 삼성과 총 35개의 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13-17로 패했다.
특히 홈런 부문 3위로 박병호를 뒤쫓고 있는 나바로는 3회 솔로 홈런에 이어, 14-13으로 역전한 8회에도 쐐기 스리런 홈런(시즌 26호)을 터트렸다.
후반기 홈런 레이스에 대한 선전 포고일까. 시무룩한 표정으로 1루를 지키는 박병호와, 그의 앞을 위풍당당한 걸음으로 그라운드를 도는 나바로.
그리고 신구 홈런왕의 조우! 2회 내야 안타로 출루한 이승엽과 1루 수비를 준비하는 박병호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박병호는 이날 이승엽이 지켜보는 앞에서 역대 최초로 2년 연속 전반기 30홈런이라는 뜻깊은 기록을 세웠다. 58경기를 남겨둔 후반기에 20개의 홈런을 더하면, 역대 최초의 2년 연속 50홈런 기록도 가능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역대 최초로 4연 연속 홈런왕에 도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과연 박병호가 ‘홈런의 역사’ 이승엽을 얼마나 넘어설 수 있을 지 후반기의 활약에도 큰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