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마친 김현수, 밝게 웃으며 \'내일을 향해~\'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왼쪽)가 24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새러소타의 에드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마친 후 밝게 웃으며 클럽하우스로 향하고 있다. 오른쪽은 통역 대니 리.2016.02.24. 새러소타(美 플로리다주)=강명호기자 kangmycall@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목표는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다.”

메이저리거로서 첫 공식 훈련에 나선 볼티모어의 김현수(28)가 당당하게 주전 외야수 경쟁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김현수의 소속팀인 볼티모어는 2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새러소타의 에드 스미스 스타디움에 마련한 스프링캠프에서 공식적으로 첫 전체 훈련을 시작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첫 날 아침부터 굵은 빗줄기가 몰아쳤고 모든 훈련은 실내에서 진행됐다. 김현수도 팀 동료들과 함께 실내 타격장에서 훈련을 했다. 볼티모어 벅 쇼월터 감독은 “실내 배팅케이지에서 타격훈련을 했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데도 많은 시간을 썼다. 김현수와 가끔 얘기를 나눈다. 눈으로 대화하고 잘 웃는다. 지금까지는 아주 잘하고 있다. 선수들도 그에게 다가간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현수는 “공식 훈련 첫 날이지만 아침에 피지컬테스트를 한 것 외에는 크게 다른 것은 없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김현수는 이어 “홈페이지에 ‘(타격)기계’로 소개돼 있는데 내게 그런 모습을 기대한다기 보다는 한국에서 그렇게 불렸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아직 루키이고 모든 것이 물음표다. 그런 이미지를 이어가고 싶지만 해봐야 한다. 내 성적이 어떻게 나올지 실전에서 어떻게 뛰게 될지 모른다. 우선 빠른 공에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볼티모어가 외야수 덱스터 파울러를 영입한 것에 대해서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팀에서 원하는 선수를 데려왔다고 생각한다. 어느 자리라도 내가 경기에 나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좌익수로 나가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아도 신경쓰지 않는다. 외야 모든 포지션을 다 해봤기 때문에 걱정하시는 것만큼 적응이 힘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 자리에 충분히 나설 수 있는 실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테이블세터로 뛰게 될 수도 있다는 전망에 대해 “언론의 전망이지 팀에서 말한 것은 아니다. 신경쓰지 않는다. 중심타선이나 테이블세터나 다를 것은 없다. ‘7번타자니까 못쳐도 된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중심타선이냐, 테이블세터냐를 따지기 보다는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 기자들이 ‘공격은 괜찮은데 수비는 물음표’라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기도 한다. 그런데 내 생각에는 공격도, 수비도 다 물음표다. 모두 물음표라고 생각하고 좋은 쪽으로 바꾸려고 한다. 하던 만큼 하면 더 바라지도 않겠다. 할 수 있는 만큼 좋은 모습을 보이고 경기에 자주 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각오를 밝힌 뒤 “한국에서도 항상 부담감을 느끼며 야구를 했다. 그래서 즐기려고 한다. 나에게 이런 시선이 있으니 그 시선을 즐기겠다”고 덧붙였다.

김현수는 “볼티모어의 캠든야즈가 타자 친화적이라 잠실구장에서 뛸 때보다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는데 투수들의 공이 빨라지고 스트라이크존도 넓어져서 크게 유리한 것은 없을 것 같다. 내가 그린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은 다 치고 그렇지 않으면 스트라이크가 선언되더라도 치지 않겠다. 어떻게 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저 하던대로 집중해서 내 스타일을 살려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한국인 선수들이 부쩍 많아졌는데 맞대결을 했을 때 서로 좋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우리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한국선수들과의 맞대결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김현수는 성격이 좋다는 팀내 평가에 대해 “한국에서 하던 대로 똑같이 했을 뿐이다. 웃으면서 운동했는데 여기 선수들은 웃으면서 운동을 하지 않는지 내가 더 잘 웃는 것처럼 보이는 듯하다. 웃지 않아도 웃는 것처럼 보인다. 말이 안 통해서 말을 많이 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할 말이 있으면 통역에게 다 하기 때문에 통역이 힘들어한다. 살이 많이 빠졌더라”고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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