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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화 투수진이 달라졌다. 한 번에 무너지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팀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것은 화려해보이는 타선이 아니라 상대 예봉을 차단해 야수들이 반격할 시간을 벌어주는 투수진의 각성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연전연패를 거듭하던 지난달 19일까지 한화의 팀 방어율은 6.62였다. 10개구단 중 유일한 6점대 방어율을 기록해 돌파구가 보이지 않았다. 어깨 통증으로 재활 중인 안영명은 “동료들의 경기를 TV중계로 지켜보면서도 돌파구가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힘이 없는 팀이 아닌데 이상하게 모든 것이 꼬였다. 쉽게 말해 상대 타자를 제압하겠다는 기세가 느껴지지 않았다. 나부터 그랬다”고 밝혔다. 선발이 초반 흐름을 잡지 못하고 무너지기 일쑤였고 3~4점 내준 경기 초반, 흐름을 막기 위해 나선 불펜 투수들은 오히려 승기를 내주는 투구를 했다. 외부에서는 퀵후크나 혹사논란이 일었지만 팀 안에서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김성근 감독이 복귀한 5월 20일부터 팀이 재정비되기 시작했다. 포수 조인성은 “감독님께서 돌아오신 뒤 비어있던 마지막 톱니바퀴가 맞물려지는 느낌을 받았다. 투수들도 힘이 생기기 시작했고 각자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5월 20일 이후 지난 11일 대전 LG전까지 19경기에서 팀 방어율은 5.02로 뚝 떨어졌다.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지난달 26일 고척 넥센전부터 15경기에서는 팀 방어율이 4.05까지 떨어졌다. 투수진에 변화가 심한 것도 아닌데 갑자기 안정을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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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씩씩하게 자기 공을 던지고 있는 장민재는 “변화구 제구에 자신감이 생기면서 직구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타자들에게 치라고 던졌더니 정말로 치더라. 요즘은 안맞는 길을 찾아 던지고 있다. 코스만 보고 낮게 던진다는 생각을 하니 밸런스가 좋아졌다”고 밝혔다. 경기 중반 흐름을 확실히 잡아내는 ‘믿을맨’ 역할을 하고 있는 송창식 역시 “내 공을 던지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아가고 있다. 컨디션이 조금 안좋은 날에도 코스만 보고 낮게 던지면 최악의 결과는 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대전 LG전에 선발등판 해 6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송은범은 “감독님께서 공격하라고 지시하셔서 공격적으로 던진 게 효과를 봤다. 코스를 공략하면 되는데 밸런스가 안좋으니 나도 모르게 수세적으로 투구를 했다”고 귀띔했다.
투수들의 공통 의견은 ‘코스로 낮게 던진다’였다. 세게 던지겠다는 생각보다 정확하게 던진다는 마음을 먹으면서 몸에 불필요한 힘이 빠졌다는 것이다. 김 감독 역시 같은 얘기를 했다. 그는 “결과를 먼저 생각하다보니 투수들이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힘으로만 던지면 원하는 곳에 넣을 수가 없다. 몸쪽 바깥쪽 코스만 보고 낮게 던지려고 노력하면 자연스럽게 밸런스가 잡힌다”고 설명했다. 한화에는 시속 150㎞ 이상의 강속구를 자유자재로 던지는 투수가 없다. 대부분 투수들이 직구 구속이 140㎞대 초반에 머문다. 강하게 던지면 오히려 회전이 풀려 치기 좋은 공이 되거나 터무니없는 볼로 들어간다.
하지만 하체를 중심으로 밸런스로 투구하면 140㎞짜리 직구도 볼끝이 살아난다. 타자가 생각했던 것보다 종속이 빠르면 스윙을 조급하게 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커브나 체인지업 계열로 타이밍을 빼앗으면 투구수도 줄일 수 있다. 상당히 단순한 논리이지만 최근 한화 투수들은 이 논리대로 던지고 있다. 한화가 달라진 가장 큰 부분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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