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_리앙쿠르 암초
구글맵 글로벌 버전으로 들어가면 여전히 독도가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된다.  사진 | 구글맵 화면 캡처.

[스포츠서울 이상훈기자] 화웨이가 우리나라에서 투인원 PC를 공개하기 하루 앞선 9일, 한 매체에서 화웨이 홈페이지 속 지도가 동해를 일본해로,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야 ‘독도는 우리 땅’이지만 한국과 일본이 아닌 제3국 입장에서는 사실 별 관심을 끄는 사안이 아니다. 그렇기에 이 같은 실수가 나온 것이다.

리앙쿠르 암초 논란을 좀 더 파헤쳐 보자. 수년 전에소 삼성전자 북미 서비스센터 지도에서도 똑같은 실수를 했었다. 그리고 작년 롯데 가 ‘형제의 난’이 벌어지던 때에도 롯데홈쇼핑 홈페이지 지도도 똑같이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했었다. 모두 구글맵을 사용했기에 일어난 실수다.

한국인에게 민감한 독도 표기가 이처럼 잦은 실수를 보이는 까닭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구글맵을 사용한 탓이다. 사실 네이버와 다음의 지도를 사용한 국내 중소기업들의 홈페이지 속 지도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구글맵을 사용하면 이와 같은 문제가 항시 발생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독도와 일본해는 아직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은 글로벌 관점에서의 ‘분쟁지역’이다 따라서 어느 한 쪽의 말만 듣고 표기를 하기 어렵다는 해외 기업의 일반적인 답변이다. 이에 대해 구글은 다양한 버전의 구글맵을 만드는 ‘꼼수’로 논란을 피해가고 있다. 구글은 ‘maps.google.com’과는 별도로 한국인을 위한 ‘maps.google.co.kr’ 버전도 제공하고 있다. ‘maps.google.com’으로 접속하면 ‘일본해/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되지만 ‘maps.google.co.kr’로 접속하면 ‘동해/독도’로 표기된다.

이런 상황을 알 리 없는 홈페이지 관리자들, 특히 글로벌 기업의 홈페이지 관리자들은 대부분구글맵(글로벌 버전)을 연결해 사용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미묘한 입장 차이를 알더라도 ‘com’과 ‘co.kr’로 인해 리앙쿠르 암초와 독도로 바뀌는 것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한 기업이 면죄부를 받을 수는 없다. 적어도 한국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 지사를 설립하거나 한국 내 홈페이지를 만들 정도로 공을 쏟고 있다면 이미 수 차례 논란이 됐고 민감한 독도 표기에 대해 보다 신중했어야 한다. 화웨이가 처음으로 리앙쿠르 암초를 표기했더라면 납득할 수 있는 실수지만 앞서 몇 번의 논란이 있었던 사건의 재탕이므로 어느 정도 비난은 감수해야 할 것이다. 홈페이지 관리자들은 자사 홈페이지 내 지도를 움직여 독도가 온전히 표기되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또 한 차례 실수가 나오면 비난도 그만큼 거세질 것이 틀림없다.

party@sportsseoul.com